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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213

시몬스 테라스 / 이천, 아이와 나들이 금요일의 나의 몸은 다른 날보다 더 무겁게 느껴진다. 차곡차곡 쌓아 온 한 주의 피로가 피사의 탑처럼 기울어져 있다. 설정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냉기를 내뿜는 에어컨 앞에 벌러덩 누웠다. 살얼음의 냉기가 파스처럼 피부에 찰싹 달라붙었다. "아, 시원하다." 여름의 끝에 열대야가 웬 말인가. 온 도시를 잠기게 쏟아져 내리던 비가 가더니, 난데없이 무더위가 찾아왔다. 나가지 않을 핑계가 하나 생겼다. 삐끄덕, 문을 열고 부시시한 머리를 한 딸아이가 나왔다. 잔뜩 졸린 눈을 비비며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아빠, 내일 뭐 할 거야?" 팔 베개를 한 딸이 동화를 읊조리듯 낮은 목소리로 내뱉은 질문에 나의 마음이 변했다. 맹숭맹숭한 토요일로 하루를 보내기 싫어졌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의 이천은 꽤 멋진 .. 2022. 8. 23.
국립 과천과학관 ‘과학관이 살아있다’ 어느 영화 제목이 떠오르는 문장이다. 딸아이 나이에 이해하기엔 아직 어려운 과학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곳으로 향했다. 국립 과천과학관으로. 평일이라서 그런지 썰렁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입장을 했다. 널따란 길을 따라 걷는 아이의 발끝에서 오랜만의 나들이에 들뜬 마음이 보였다. 아이나 어른이나 어린이집, 회사 대신 나들이는 언제나 즐겁기 마련이다. 어른만 입장권을 구매했다. 단돈 4천 원씩. (7세 미만 유아 : 무료 / 7~19세 : 2천 원 /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50% 할인 적용) 출입 손목 띠를 매고 지하철 개찰구 같은 통로로 입장했다. 우선, 전시관이 다양하고 연령대별로 선택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엊그저께 미리 예약한 '유아체험관.. 2022. 8. 17.
이영란의 감성체험 가루,나무,모래,흙 / 서울 주말이 다가올수록 아이랑 무엇을 할까라는 고민이 든다. 가능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무언가를 정하려 한다. 이왕이면 재미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면 좋을 것으로. 불 꺼진 방 안에서 휴대폰 액정에서 나오는 불빛이 나의 얼굴에 쏘고 있는 모두가 잠든 밤. 흘러 내려가는 핸드폰 속 그림에서 좋은 곳을 찾았다. 자연의 소재를 가지고 체험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소개와 예전에 살던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위치해 있단다.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체험놀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은 자연이 준 선물 가루, 나무, 모래, 흙을 통해 살아있는 자연을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자연주의 감성체험 놀이이다. 이곳은 공간을 임시로 대여하여 꾸며놓은 것이 분명하다. 벽면은 예식장에 쓰였음직한 클래식한 장식.. 2022. 8. 12.
요술책상 라운지 / 의정부,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놀이 끝나지 않을 모양으로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푹푹 찌는 날씨에 에어컨 냉기를 벗어나 어딜 나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딸아이는 아빠를 기다린다는 명목 하에 놀이터에서 아빠가 퇴근해서 오기만을 기다렸다. 무더위에 붉게 오른 아이의 얼굴을 보면 집에서 안락함만 추구했던 나의 게으름을 반성하게 된다. 아이의 이마에 땀으로 착살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 넘기며 말했다. "이번 주말엔 재미난 곳으로 가보자." 물놀이와 실내 체험공간이 있다는 소개에 고민도 없이 털썩 예약을 했다. 특히, 주말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까지 한 팀만 꾸려 운영한다니 코로나 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계절마다 테마를 바꾸어가며 아이의 놀이공간을 제공한다. 이번 테마는 인디언 캠프로 총 네 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 2022. 8. 8.
아이브풀빌라 / 경주 나에게 경주는 불국사, 첨성대 등 몇몇의 유적지나 소위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황리단길 같은 곳만 익숙하다.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경주와 바다가 보이는 해변은 잘 매칭이 되질 않는다. 그렇게 낯섦에 끌렸다. 이번 경주여행에서 숙소를 정함에 있어서 '오션뷰'라는 단어가 중요했다. 경주의 한 낮은 등줄기에서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햇살이 대단히 강했다. 유모차가 없이 아이와 함께하는 유적지 탐방이란, 팔이 떨어져나갈 것은 험난한 여정이었다. 《 불국사 → 대릉원 → 동궁과 월지 → 아이브풀빌라 → 현대쌈밥(아점) → 이가리 닻 전망대 ≫ 해가 저물 즈음, 통일신라의 별궁이 자리했던 궁궐터인 '동궁과 월지'로 향했다. 야경 명소답게 이미 주차장부터 빼곡히 차량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둠이 낮게 깔리기.. 2022. 8. 6.
에버랜드 / 용인, 서울 근교 나들이 환상이 현실이 되는 곳. 동화에나 있을 법한 아름다운 성과 알록달록한 달콤한 주인공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테마파크이다. 그중에서도 거대한 자본력이 만들어낸 높은 퀄리티로 그 다채롭기 그지없는 곳의 방문기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생각만 해도 즐거워 매일 매일 또 가고 싶은 곳. 영원한 행복의 나라 에버, 에버랜드의 이야기이다. 에버랜드는 계절마다 축제의 주제가 바뀌고 장식들도 그에 알맞게 옷을 갈아입는다. 다가오는 할로윈 데이에 맞춰 매직 트리에 꾸며진 유령과 호박들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아이는 벌써부터 눈이 팔려 아빠가 몇 번을 불러도 고개가 돌아오지 않는다. 공중에서 떴다 내렸다하는 시크릿 쥬쥬 비행기를 타고 내린 아이의 감정은 알 수 없었다. '이게 뭐지'하는 듯한.. 반면에 .. 2022. 8. 3.
헬로 밀가루 / 경기도 광주, 아이와 가볼만 한 곳 가루가 온 집안을 뒤범벅이 되어 있다고 상상해보자. 엄마에게 혼날 일이 분명하다. 호통이 날아올 것이 분명하고 등짝 스매싱을 맞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어릴 적에 일이다. 명절 전에 전을 부칠려고 사놓은 밀가루를 한 모금 쥐어 바닥에 뿌렸다. 그리고 도장을 찍듯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 모양을 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엄마의 절규에 가까운 모습과 날아오는 꿀밤이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르 흐르게 했다. 그렇게 혼날 일이었다. 집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던 밀가루를 흩뿌릴 수도 있고 뒤집어 쓰기도 할 수 있는 키즈카페를 가기로 했다. '헬로 밀가루'는 밀가루와 쌀을 가지고 체험할 수 있는 키즈카페이다. 전국 여러 곳에 체인점이 있는데 그중 효율성을 따져 경기도 광주점으로 가기로 했다. 네이버 예약을.. 2022. 8. 1.
창신동 완구거리 / 아이와 동대문 나들이 출근할 때나 일을 할 때,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빛나는 마법을 보여줘~ 예쁜 마음을 모아 티니핑 타임! 티니 티니핑! 캐치 캐치 티니핑!" 딸아이가 요즘 푹 빠진 '캐치 티니핑 송'이다. 딸이 매일 몇 번씩은 부르는 이 노래가 뇌리에 박혀 종일 되돌이표가 찍힌 구절로 옹알이 게 된다. 노래 속에 나열되는 티니핑의 이름들은 중독에 가까운 주문이다. 좀처럼 장난감이나 옷 투정을 안 하는 아이가 며칠 전부터 조르기 시작했다. "아빠, 티니핑 장난감 사줘!" 오랜만에 종로 나들이를 나섰다. 세월이 진하게 묻어나 있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좁은 인도마다 침범한 물건들 때문에 길은 더욱 좁게 느껴진다. 주차 @동신교회 → 점심 @동묘발전소 → 1차 구경 @승진완구 → 2차 구경 @동아완구 →.. 2022. 7. 26.
서리풀 야외무더위 쉼터 / 양재천 근린공원 나들이 바야흐로 여름이다. 지난주에 내린 엄청 난 비에 높은 습도가 집안이 가득 차 있다. 윙윙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거실 안까지 들릴 정도록 높은 온도를 실감 중이다. 어린이집 친구의 부모로 부터 작은 소식을 받았다. 양재천에 쉼터가 꾸며져있다는 정보였다. 매년 여름에는 양재천 근린공원에 작은 쉼터가 꾸며지곤 했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만들어진 모양이다. 에어컨 앞에서 인형놀이를 하는 딸아이에게 슬쩍 제안한다. "나비 잡으러 나가볼까?" 집에서 도보로 몇 분거리의 양재천 근린공원은 아이가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하나이다. 어린이 집에서 산책을 가기도 하고 우리 가족이 신선한 공기를 쐬러 자주 들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아이의 호감도가 떨어져 있는 가운데 재미난 공간이 생겨나 흥미를 보인다. 캠핑을 온 듯.. 202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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