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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

한옥 숙박 / 옥천 전통문화체험관

by Catpilot 2022.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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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기와의 끝이 보인다.

 

겹겹이 쌓여 있는 기와, 그리고 살짝 보이는 가늘고 긴 서까래.

한옥의 묘미는 살짝 하늘을 향한 처마 끝과 주변의 풍광까지 어울려 수묵화와 같은 여운이다.

삶의 여백을 남기고 싶고 자연을 피부로 직접 느끼고 싶을 때,  

한옥 스테이는 도시에 지친 현대인에게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회사 일과 중 점심시간,

회사 동료와 신나는 수다 삼매경에 식탁 위로 흥미로운 주제가 놓였다.

 

"한옥 숙박 중에 옥천 전통한옥 숙박이 제일 좋았어요."

서로 경험해봤던 한옥 스테이를 이야기하는 중에 낯선 단이가 들려왔다.

사실 옥천은 익숙하지 않은 지명이었다.

바로 휴대폰으로 검색에 들어갔고, 이내 남은 밥그릇은 안중에 없이 그렇게 점심시간이 지나갔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옥천 여행을 시작한다.

 

 풍미당(아점) → 옥천성당 → 정지용문학관 → 아이언쉐프(저녁) → 옥천 전통문화체험 →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한옥의 방문이 열려져 있고 그 프레임 속으로 한목 입은 여자 아이가 앉아 있다.

밖과 안을 이어주는 쉼터인 툇마루.

 

여기 한옥숙박 4인실 중에 '하늬녁'이 툇마루가 딸려 있어서 특히 좋다. 

이것은 사전에 직장동료의 후기로 얻은 정보이다.

넓은 툇마루는 짐을 옮기는 통로이며 신발을 신지 않고도 밖과 안을 연장하는 공간의 역할을 한다.

뜀박질을 좋아하는 아이는 마음껏 그 경계를 뛰어다니기를 반복한다.

 

 

전통 한옥을 배경으로 아이가 누워 있는 소 조형물을 타고 있다.

전통문화체험관이라서 낡고 옛스러운 것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이었다.

숙소의 실내는 깨끗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지어졌고, 주변 곳곳에 트렌디한 조형물이 우릴 반겨주었다.

 

 

멀리서 새하얗게 피어오른 벚꽃나무 한 그루가 멀리서도 선명하게 시선을 강탈하였다.

가까이에서 보니, LED조명을 단 카멜레온 같은 나무 조형물이었다.

 

 

아이가 떡 방아를 찍고 있다.

무엇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도전해본다.

만져보고 힘껏 눌러도 보면서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아빠와 딸이 한국 전통 놀이를 하고 있다.

옥천 전통문화체험관에는 넓은 정원의 한편에 전통놀이와 옛 놀이 도구들이 준비되어있었다.

투호, 제기, 윷놀이, 공기놀이, 비석치기, 팽이치기, 자치기, 구슬치기 등

사실 많은 놀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구슬치기 하는 아빠와 구슬이 장신구처럼 주워 주머니에 넣는 딸.

 

겉 면이 성한 곳이 없는 구슬을 땅에 던져 구슬치기를 알려주는 찰나,

아이는 떨어진 구슬을 주워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자기 보석이란다.

결국 구슬치기는 온데간데없고 가져가면 안 되는 물건이라는 설득으로 옥신각신하다가

새것을 사주는 것으로 협상이 끝을 난다.

 

 

한복을 입은 여자 아이가 절 연습을 하고 있다.

일부러 챙겨 온 한복이다.

새해에 어린이집에 한 번 입고 간 것이 전부였다.

그때 찍은 사진으로 본 한복을 입은 딸아이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기만 해서 이번 여행 지참한 1번 항목이었다.

 

 

어릴 적 살던 집에는 툇마루가 있었다. 

툇마루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조명삼아 만화책을 읽었으며, 빗소리를 음악 삼아 누워 낮잠을 자기도 했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툇마루는 친근하고 평안하게 다가온다.

또, 기억하자.

'하늬녁'에는 개인 숙소 툇마루가 있다는 것을. 

 

 

여자가 정원 한 가운데 있는 키 작은 소나무와 사진을 찍는다.

4인실 동은 'ㅁ'자로 자리하며 중앙에는 따로 작은 정원이 있다.

아내보다 키가 조금 큰 소나무가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한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대청마루 끝에 서 있다.

마그마가 흐르는 듯 등이 타들어 갈 것만 같이 방바닥이 뜨거웠다.

이불을 몇 겹을 깔고서도 전해오는 열기는 몇 번이나 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게 하였다.

 

그렇게 열어본 밤하늘은 까맣게 물들어 작은 벌레소리들로 가득하였다.

순간 가슴에서 뭔가 느껴진다.

 

감사하다.

이렇게 평범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음에.

 


옥천전통문화체험관(★★★★★)

H : https://tradition.oc.go.kr/

T : 043-730-3420

A :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100

₩ : 4인실 - 주중 50,000원 / 주말 70,000원 / 8인실 - 주중 90,000원 / 주말 140,000원

 

Tips!

-다음 달 예약은 매월 1일 오전 9시에 오픈.

-4인실 하늬녘은 마루가 있다.

-월요일은 대체로 휴무로 체험, '숭고가' 식사는 월요일은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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