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여행4 인디어라운드 / 이천, 아이와 나들이 나에게 하와이는 언젠가 꼭 가야 할 곳이다. 그래서 우쿨렐레도 배웠으며 짧게나마 서핑도 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워왔던 하와이는 너그러운 날씨와 사랑스러운 풍경이 가득할 것이라 믿었다. 이러한 나의 동경이 이끈 곳,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한 ‘인디어라운드’에서 주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하와이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꿈꾸는 하와이'가 생각나는 곳이다. "정작 나는 아무 애도 쓰지 않았는데, 너그럽게 품어주는 듯한 느낌. 하와이는 그런 섬이었다. 처음부터 친근하게 뭐든 다 보여줄게, 하고 말하는 것처럼. 아주 거룩하고 위대한 우리나라 어느 산이 '우리애가 그쪽으로 놀러 갈 거예요, 잘 좀 돌봐 주세요."하고 마우이의 높은 산에게 부탁해 준 덕분에, 있는 내내 자애로운 어떤 힘에 .. 2022. 9. 1. 시몬스 테라스 / 이천, 아이와 나들이 금요일의 나의 몸은 다른 날보다 더 무겁게 느껴진다. 차곡차곡 쌓아 온 한 주의 피로가 피사의 탑처럼 기울어져 있다. 설정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냉기를 내뿜는 에어컨 앞에 벌러덩 누웠다. 살얼음의 냉기가 파스처럼 피부에 찰싹 달라붙었다. "아, 시원하다." 여름의 끝에 열대야가 웬 말인가. 온 도시를 잠기게 쏟아져 내리던 비가 가더니, 난데없이 무더위가 찾아왔다. 나가지 않을 핑계가 하나 생겼다. 삐끄덕, 문을 열고 부시시한 머리를 한 딸아이가 나왔다. 잔뜩 졸린 눈을 비비며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아빠, 내일 뭐 할 거야?" 팔 베개를 한 딸이 동화를 읊조리듯 낮은 목소리로 내뱉은 질문에 나의 마음이 변했다. 맹숭맹숭한 토요일로 하루를 보내기 싫어졌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의 이천은 꽤 멋진 .. 2022. 8. 23. 별빛정원우주 / 이천, 서울 근교 야간 나들이 좀 늦은 퇴근이다. 서울의 밤거리에는 회색빛 건물들이 쭈욱 서 있고, 시꺼먼 아스팔트 위로 차들이 붉은 꼬리를 달고 달린다. 어둑한 거리에 똑같은 색의 불빛들만 군데군데 밝히고 있다. 횡단보도에 서서 붉게 켜진 멍하니 신호등을 쳐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에는 반짝이는 별빛이 있는 곳으로 가볼까?' '빛과 자연을 테마로한 신개념 문화 공간'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이다. 토요일 오후 6시의 하늘은 시꺼먼 먹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여름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아직 한 낮처럼 밝았다. 날씨 앱에는 비 소식이 없지만 하늘을 차지한 먹구름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매표소에서 네이버로 미리 예약한 입장권을 보여주고 오렌지색종이 팔찌를 받았다. (참고로, 아이와 함께라면 네.. 2022. 6. 24. 스카이밀크팜 / 이천, 아이와 서울근교 나들이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마치 고풍스러운 명화처럼 펼쳐진 주말 오후, 침대에 누워 창밖을 내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다. 옆에 누워 있는 딸에게 물어본다. "딸, 우리 밖에 나가서 놀까?" 장난감에 시선을 고정하고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 "아니!" 어떻게하면 저 파란 하늘 아래서 놀 수 있을까? 휴대폰 위에서 엄지손가락이 바쁘게 휘저으며 서치를 시작했다. 며십분이 지났을까, 당나귀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았다.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에 위치한 "스카이 밀크 팜"이다. "딸, 당나귀랑 놀아볼까?" 차를 타고 한 시간 가량 달려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소 축사 앞에 작은 주차장이었다. 차 문을 열자마자 축사에서 새어 나오는 소똥 냄새가 코를 찔렀다. 풀풀 풍기는 소똥 냄새가 비로소 시외로 나들이 나온 기.. 2022. 6. 1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