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바람이나 쐬자고 나섰지만, 카페 하나 때문에 주말 오후 서울에서 화성까지 가는 것은 사치라 생각했다.
이미 전날 예약은 해뒀으니 미룰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토요일 아침 11시 첫 타임에 맞춰 출발했다.
10시 45분,
조금 일찍 도착했다.
이곳은 철저하게도 정각에 입장이 가능하며, 아이를 포함해 1인 1 음료를 주문을 해야 했다.
키오스크에서 딸기 라떼 하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했다.
돌아서자마자 딸아이는 어디서 났는지 손톱만 한 크기의 마카롱을 들고 서있었다.
보기에도 불량한 무지개 색으로 한 줄로 포장한 마카롱이었다.
"아빠, 나 이거 먹을래."
이곳의 장점은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예약제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날씨 좋은 날에 붐비지 않는 공간에서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것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둘째는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 놀이터와 연결하는 테라스에도 충분한 테이블이 있다는 점이다.
야외에서 뛰어노는 아이에게 시선을 놓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계절과 상관없이 썰매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즐길 수 있을 만한 높이와 길이로 미끄럼틀과 다른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음료를 받아 들고 야외 테라스로 나왔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테이블 중에 놀이터와 가장 가까운 것에 자리를 잡았다.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흔들거리는 접이식 의자에 앉아 가을 하늘을 쳐다봤다.
푸른 하늘에 따뜻한 햇살이 콧등에 내려앉았고 축 늘어 처진 그늘막이 멋진 그늘을 만들어 냈다.
넘버824의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썰매를 타는 곳이었다.
초록색 인조잔디 위로 기다란 철제 레일이 깔려있었다.
아이는 호기롭기 경사길을 올랐다.
플라스틱 썰매를 들고 뒤따라 오르는 나는 행여 넘어지면 다치지 않을까 노파심이 들었다.
썰매에 올라 탄 아이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마스크 틈으로 피어올랐다.
잡았던 손을 살짝 밀자 썰매를 탄 아이가 빠르게 슝~ 미끄러져 내려갔다.
썰매 타는 곳을 기점으로 다음은 자전거를 타는 8자 모양의 트랙이 나왔다.
삐뚤삐뚤 핸들을 돌리는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자 흥미를 바로 잃어버렸다.
원형 모양의 자전거는 무한으로 그 자리를 돌고 돌았다.
뒤에 다른 아이들이 붙어 앉아도 그 자리를 맴돌았다.
해파리 촉수처럼 길게 늘어 떨어져 있는 밧줄 사이로 아이는 들어갔다.
블록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꾸며놓은 공간이 큰 천막 안에 있었다.
지저분한 탓일까 이곳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마트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824마트'라는 이름으로 노란색 오두막 안에 주방놀이 장난감이 채워져 있었다.
사각형의 창으로 주문은 하면 아이는 인심 좋은 사장처럼 주문을 받았다.
미슐랭 레스토랑의 요리사 인양 뚝딱 만든 음식은 창밖으로 내밀었다.
실제 가스레인지와 주방도구가 있는 다소 당황스러운 곳이 나타났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엔 높고 불편한데 왜 이렇게 뒀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높이가 다른 통나무 단면에 쓰인 숫자를 따라 점프하며 건너는 놀이공간이다.
개구리처럼 뜀뛰기를 하는 아이는 숫자를 몇 개를 건너뛰어 높은 숫자로 바로 넘어갔다.
아빠를 닮지 않은 훌륭한 균형감각으로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간 아이에게 박수를 쳤다.
물론, 속으로는 건너뛴 숫자 순서를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모래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꽤나 좋았다.
사각형의 히노끼 욕조처럼 꾸며놓은 모래 위로 모래놀이 장난감이 널브러져 있었다.
딸아이는 흥미가 없는지 끄적끄적 몇 번 모래를 끍어대더니 휙 자리를 돌아 떠났다.
유난히 해먹을 좋아했다.
행여 배드 버그라도 있을까 노심초사 걱정하는 아빠의 마음을 모른 채, 아이는 제 몸을 감추며 즐거워했다.
멋진 포즈로 골프도 쳤다.
앙증맞은 사이즈의 골프채가 귀엽기만 했다.
그렇게 이것저것을 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간 50분이 훌쩍 지났다.
앞치마를 두른 직원은 곧 정리하고 퇴장하라는 안내를 했다.
통통 발을 구르며 뛰며 아쉬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잘 왔다 싶었다.
딱히 특별할 것 없지만 오롯이 아이가 즐길 공간과 장난감이 아이에게 웃음꽃을 피우게 하였다.
그렇게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간다.
차에 올라탄 아이가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이제 또 어디 갈 거야?"
넘버824 카페 (★★★☆☆)
H : www.instagram.com/number824
A :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수정로 147-52
T : 070-8870-0824
(예약 필수) 네이버 예약
₩ : 별도 입장료는 없으나 1인 1 음료 필수
운영시간 : 11:00 ~ 19:00 / 우천 시 휴무
(11시 / 1시 / 3시 /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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