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은 똥과 방귀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뭐가 그렇게 좋은 건지.
딸은 요즘 나를 보며 난데없이 말한다.
'아빠는 똥방귀야!"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고개를 돌리며 딴짓을 하곤 한다.
그냥 알 수가 없다.
분명한 사실은 '똥과 방귀'는 아이 나이에는 재미있는 소재거리인 것이다.
그렇게 재미있는 소재거리가 가득 담긴 곳을 찾았다.
변기모양의 집에 재미있는 똥 이야기를 풀어내는 똥 박물관인 '해우재'이다.
수원에 위치한 '해우재'는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한 심재덕이 30년간 살던 집을 허물고 변기모양의 똥 박물관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똥'이라면 불결하고 지저분한 대상인데 이것을 소재로 박물관을 만들었다니.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똥,
인간의 가장 지저분하고 비위 상하는 산물일 것이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된 우리에게는 더 이상 똥이 더럽거나 지저분하지 않다.
아이의 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기까지 했다.
행여나 묽은 똥을 누면 배탈이 난 게 아닌지 걱정이 앞서고, 방울방울 또끼 똥을 누면 물을 많이 마시는지 확인하게 된다.
해우재는 메인인 화장실 문화공원과 맞은편 <해우재 문화센터>가 있다.
해우재 문화센터 2층 <어린이 체험관>을 먼저 들어섰다.
어린이 문화센터를 들어서면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부글부글 내 몸은 똥 제조기>이다.
똥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해준다.
색깔과 형태로 우리의 건강상태를 알려주기도 하고, 영양소로 거름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음식 블록을 갖다 대면 우리 몸을 통해 어떤 똥이 되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황금똥 물렁 똥"
변의 상태에 따라 우리의 식습관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아이는 그저 똥이라서 즐거운지 고개를 젖혀가며 웃었다.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지는 변을 학습한다.
다양한 음식 자석 블록을 분류해가며 어떤 음식을 먹으면 어떤 응가를 하지는 상황을 스스로 만든다.
동물들은 어떤 응가를 할까?
똥이 비료가 되어 농작물을 키우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똥'의 또 다른 역할을 배울 수 있다.
제주도의 통시 변소를 그래픽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커다란 사각의 디스플레이 위에 올라 서면 아래에 배고픈 돼지들이 몰려든다.
<어린이 체험관>은 다양한 주제로 화장실 문화와 내 몸의 건강을 알아보는 '똥'에 대해 알아보는 체험공간이었다.
<허우재>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 데스크에서 직원의 안내와 종이 딱지와 가로세로 낱말 퀴즈 종이를 받아왔다.
종이 딱지는 2층 메인 전시에서 한 장씩 넣으면 체험이 가능하다.
가로세로 낱말 퀴즈는 아이와 함께 1층 전시관을 보고 풀어보는 재미가 있다.
빈칸에 낱말을 다 채우면 심플한 수첩과 연필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똥 박물관은 화장실 문화공원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다양한 조형물을 구경할 수 있다.
용변을 보는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적나라한 표현에 다소 민망할 수도 있기도 하다.
부모가 되면서 똥에 대한 선입견도 바뀌었다.
불결하거나 혐오의 대상이 아닌 아이의 건강의 지표로 확인하게 되는 것으로.
아이에게도 마냥 똥이 재미있는 소재거리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느껴졌을 것이 분명하다.
변기가 멋진 화분이 되기도 하고, 똥이 키우는 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자양분이 되기도 하며, 돼지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먹거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보고 느꼈으리라.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타자마자 아이는 말했다.
"아빠는 똥방귀야!"
해우재 (★★★★☆)
H : www.haewoojae.com
A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 458번길 9
T : 031-271-9777
이용시간 : 3월~10월 : 10:00 ~ 18:00 / 11월 ~ 2월 : 10:00 ~ 17:00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이용료 : 무료
Tips!
-해우재의 재미난 프로그램 이용하기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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