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기억을 담은 곳'
하늘 위로 떠다니는 알록달록한 풍선, 입안에서 사르륵 녹는 달콤한 솜사탕 그리고 빙빙 도는 회전목마에 앉아 흔들던 손짓들.
한없이 흐믓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엄마의 표정까지 담겨있다.
그때의 어린 시절이 눈앞에서 손에 잡힐 듯 그려지는 풍경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아름답고 행복했던 유년의 시간과 장소가 '어린이 대공원'이 아닐까 싶다.
그 추억을 아이와 함께 공유하고 싶어 그곳으로 떠났다.
어린이 대공원은 멋진 기와 문을 통하는 정문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후문으로 입장하는 것을 선호한다.
지하철역에서부터 후문까지 가는 널따란 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호객꾼을 만나는 것도 즐거움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캐릭터 풍선 하나, 토끼 모양의 솜사탕 하나면 좋은 거래이다.
나머지 장난감과 불량식품을 무사히 지나쳤고, 이제 후문을 통과해서 시원하게 뻗은 길을 따라 걷는다.
-어린이대공원 안내지도-
https://www.sisul.or.kr/open_content/childrenpark/map_ko.jsp
www.sisul.or.kr
어느 문으로 들어서든 길 따라 걸어 다른 문으로 나가는 길은 15분에서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날씨가 좋은 날,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공원 내를 걷는 산책은 저절로 기분을 좋게 한다.
머리를 창공에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우리 가족과 속도를 맞추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우린 제일 먼저 동물원을 향했다.
사람들이 가둔 우리 안에서 햇살을 쬐고 있는 동물들은 관람객들이 귀찮기만 하다.
아빠의 불편한 마음과 달리 아이는 고개를 우리 틈 사이로 집어넣어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한다.
파자마를 입은 얼룩말, 장화를 신은 코끼리, 털모자를 쓴 사자, 빨간 팬티를 입은 원숭이...
저마다 재미있는 소품을 입은 동물들은 아이의 시선을 끌었다.
"아빠, 봐봐. 호랑이가 자고 있어!"
동화책에 나오는 무서운 호랑이가 자고 있으니 '이때다' 싶어 으쓱대며 가까이 다 가본다.
나의 유년의 한 조각을 꺼내 아이에게 건넸다.
만나는 동물마다 기다란 아빠의 설명이 더해졌다.
두꺼운 사각형의 유리를 사이에 두고 표범과 눈싸움을 한다.
동물원을 벗어나 <땡땡 마을>로 들어섰다.
다양한 동물그림이 초록의 잔디 위에 그림이 놓여 있다.
무지개 핀 날에 태어난 앵무새, 늘 힘찬 응원을 해주는 물개, 미끄럼틀 친구 펭귄도 만났다.
공원에서 만나는 <코딩 놀이터 CATCH>.
아직 아이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워서 그냥 지나쳤다.
상상마을은 일상생활에서 나온 부산물인 폐품을 소재로 제작한 미술작품인 정크아트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버려진 잡동사니가 이리저리 모여 새 생명으로 태어났다.
재미난 친구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의 시선을 끌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래동화 마을>을 만나게 된다.
전래 동화의 등장인물들이 모델을 자처해 아이의 사진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가장 마지막으로 놀이동산에 방문했다.
어린이대공원의 놀이동산은 규모는 작지만 아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많아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해가 저물고 바라 본 놀이공원의 풍경은 또 다르다.
몽한적인 달콤함이 피어오른다.
레일을 따라 매달린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어둠 속 적막을 깼다.
서커스단의 신비한 공연이 펼쳐질 듯한 조명과 장식들이 눈길을 끌었다.
선선한 밤공기가 옷깃 사이로 스며들어왔다.
행여나 추울까 아이의 옷깃을 고쳐 입히는데, 아이의 눈에는 잠이 잔뜩 들어있었다.
"이제 집으로 갈까?"
비밀을 담은 놀이동산에 달콤한 추억을 한가득 숨겨 놓고 어린이 대공원을 떠났다.
어린이대공원 (★★★★☆)
H : www.sisul.or.kr/childrenpark
A :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T : 02-450-9311
운영시간 : 오전 5시 ~ 오후 10시 (동물원 오전 10시 ~ 오후 5시)
놀이동산 예약 : 네이버 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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