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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

조개잡이 몽산포해수욕장 / 태안

by Catpilot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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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잡이 해봤어요? 재미있더라고요. “
”갯벌 체험해봤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거예요! “

여름부터 월요일마다 들었던 ‘자주 묻는 질문’이었다.
아이가 있는 회사 동료들 간에는 인사말과 같은 말이었다.
해변가에서 조개껍질은 주워봤어도 뻘을 파서 뭔가를 캔다는 노동을 생각해보진 않았다.
더구나 그늘 하나 없이 바다 끝에서 오랫동안 있을 자신이 없었다.

어느덧 여름은 가고 가을이 찾아왔다.

이런 날씨라면 '자주 묻는 질문'에 답변할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물때 시간에 맞춰 일찍 태안으로 떠났다.

 

 


조개 캐기 준비물을 간소화했다.
단 한 번의 조개 캐기를 위해 호미, 삽 같은 장비를 구입하기는 부담스러워서 모래놀이 장난감만 챙겼다.
(예상은 했지만, 물컹한 실리콘 삽은 전혀 기능적 활용을 할 수 없었다.)


오전 11시 조금 넘은 시간,
물때를 생각해서 일찍 왔다.
마침 성격이 급한 썰물이 빠져나가 갯벌의 속살이 드나라고 있었다.

조개잡이에 맞는 시간대는 간조시간을 기준으로 시간 2시간 전부터 간조 1시간 후까지이다.

네이버 검색뿐만 아니라 물때를 확인할 수 있는 <태안 관광홈페이지>는 아래에 첨부

 

태안 문화관광

태안 문화관광

www.taean.go.kr

 

바다 물이 빠진 뻘은 물결무늬 그림들로 가득했다.
물결무늬의 요철에서 꺼진 부분에는 물이 살짝 고여있었다.
크기가 다른 구멍이 불규칙적으로 나있었다.
근처에 발을 지그시 밟자 구멍에서 물을 쑥 뱉어내 낸다.
‘여기다!’
뻘을 삽으로 긁어내자 고여진 물들이 밀려와서 구멍을 메워버렸다.
‘이거, 유튜브에서 보던 거랑 다른데…’


갯벌에서 조개잡이는 처음이다.
초보티를 팍팍 나게 이곳저곳 삽으로 헤집어 동죽 한 두 개 겨우 건졌다.
처음 조개를 건졌을 때의 흥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어졌다.
그래도 플라스틱 삽에 잘그락 거리며 무언가 부딪히는 촉감은 재미있었다.
뻘에 숨었다가 덜커덩 튀어나와 손에 쥐어졌다.
바닷물에 몇 번 흔들어 씻어내면 하얀 조개의 모습을 볼 때의 묘한 쾌감도 함께였다.

 

뻘을 헤집어 놓았지만 금세 물이 차고 뻘이 흘러 다시 메워졌다.
점점 손이 저려오고 허리가 아파온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저 멀리 사람들이 점처럼 보였다.
충분한 재미를 즐겼던 우리는 일찍 숙소로 가기로 했다.


몽산포해수욕장은 간지럽지도 않은가 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개미같이 줄지어 긁어대는데 뻘은 미동도 없다.
두 시간 남짓 그렇게 시원치 않게 긁고 긁다가 이곳을 떠난다.

 

사람들도 저 멀리 수평선까지 사라진 뻘 위에는 작은 게들이 만들어낸 구멍들이 가득했다.


작은 게들이 토해놓은 뻘 위로 먼저 걷는 엄마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아이는 엄마가 만들어 놓은 발자국을 따라 밟으며 징검다리를 건너듯 걸어갔다.

 

 


몽산포해수욕장 (★★★☆☆)
H : www.mongsanpo.or.kr
A :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Tips!
-추천 맛집 : 몽산포 휴게소 자율식당(해물짬뽕, 짜장면, 탕수육)
-추천 숙소 : 서초휴양소 (가성비와 위치가 좋은 숙소, 서초구 시민 할인 혜택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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