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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lass/예술

도심 속 성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느낀 감동의 순간들

by Catpilot 2025.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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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숨은 보석,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특별한 공간을 찾고 있다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소문역사박물관이 답이 될 것이다.

 

천주교 서울순례길 2코스이자 국내 최대 천주교 성지로 알려진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깊은 의미가 담긴 공간이다.

 

 

기본정보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칠패로 5 (의주로2가)
  • 관람시간 : 09:30~17:30 (입장마감 17:00)
  • 미사시간 : 11:00, 15:00 (화요일 ~ 일요일)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 홈페이지 : https://www.seosomun.org/main.do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계곡만필 장유는 조선 중후기 문신이자 문장가로서, 사상적으로는 성리학의 편협한 학문 풍토를 비판하고 불교와 도교, 양명학 등 다양한 사상에 관심을 가졌다. 『계곡만필』은 1635년(인조 13)

www.seosomun.org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 역사와 예술의 만남

 

2019년 6월에 개관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순교한 천주교인들을 기리는 동시에

현대적인 예술 작품들을 통해 깊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천주교 역사를 품은 특별한 박물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서소문 역사공원 내에 자리한 의미 깊은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천주교 박해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와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의 아픈 기억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인상 깊은 예술 작품들 

 

순교자의 칼

조선시대 죄인들의 목에 씌웠던 칼을 형상화하여 중첩 배열한 작품으로,

이곳에서 희생된 많은 의로운 이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난자의 머리 Ⅲ : 최의순, 2019

'수난자'는 식민의 유산과 분단의 고통을 견뎌온 우리 민족의 자화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매주 목요일, 특별한 역사 여행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서소문 역사탐방 해설 프로그램은 이 박물관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이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소문 성지와 천주교 역사에 대한 깊이 있고 상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일상 속 작은 것들의 소중함

 

류준화 작가의 '감사의 테이블'은 또 다른 시각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것들이 등장한다.

화분에 핀 꽃, 푸른 이사귀, 먹고 남은 와인병들, 그리고 슴슴한 그림들까지.

 

류준화 작가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매일 물을 주며 돌보는 화분의 작은 꽃,

가족과 함께 둘러앉은 식탁,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의 풍경.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우리가 사랑하고 감사해야 할 대상들이다.

거창한 선언이나 특별한 이벤트보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더 진솔하고 지속적일 수 있다.

 

 

 

미술관의 어두운 전시실을 걸으며 마주한 작품들은 때로 우리의 마음을 깊은 곳까지 건드린다.

최종태 작가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소재로 한 조각과 회화 작품들이 그랬다.

 

 

작가의 작품들은 놀라울 정도로 심플하다.

복잡한 장식이나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는 묘한 힘이 있다.

슬픔과 따스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그 순간의 복잡한 감정들이 한데 어우러진 듯한 느낌이다.

 


 

멀리서 온 사랑의 이야기

 

최종태 작가의 작품 중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그림이 하나 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아프리카 수단에서 

선교사제로 활동한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작품이다.

의사이자 신부였던 그는 먼 이국땅에서 구호, 의료, 교육, 사목활동에 온 마음을 다했다.

 

이 그림을 보며 생각해 본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아마 자신의 편안함을 내려놓고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아닐까.

 

 

땅 속 깊은 곳에서 만나는 위로와 희망

 

성 정하상 바오로 기념 경당에서 시작된 여정이 비스듬한 경사로를 따라 점점 아래로 향한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듯,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현재에서 과거로,

지상에서 지하로 스며들어간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지하 3층,

이 건물의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이다.

 

 

위로의 공간, 콘솔레이션 홀

 

'Consolation'위안, 위로를 뜻하는 단어이다.

이 공간은 조선시대의 목숨을 다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위로하고,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일상과 평화로움을 주는 공간이다.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 공간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마치 고통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피어나는 위로와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박해 시기에 순교한 다섯 성인의 유해가 모셔진 거룩한 안식처이다.

거대한 3면의 벽에는 화려한 영상이 흘러나오는데,

이는 사방이 벽화로 둘러싸인 고구려 무용총의 내부를 모티브로 하였다.

고대의 영원을 꿈꾸던 무덤이 순교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리는 공간으로 재해석된 셈이다.

 

 

26분간의 영상 여행

 

콘솔레이션 홀에서 상영되는 영상은 총 26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간 동안 관람객은 깊은 명상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1.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전도 (6분)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걸작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한다.

순교자들이 사랑했던 이 땅의 모습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2. 스테인드글라스 (6분 20초)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만난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신앙을 상징하는 듯하다.

3. 레퀴엠을 위한 영상 (14분)

가장 긴 시간을 차지하는 이 영상은 순교자들을 위한 진혼곡이다.

숙연한 마음으로 그들의 희색을 기리는 시간이다.

 

 

하늘광장의 부활 상징

 

하늘광장에는 특별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침목으로 만든 군상 조각인데, 

서소문 밖 네거리 형장에서 순교한 44인의 성인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침목은 기찻길에 깔리는 나무로, 수백, 수천 번 지나가는 기차의 무게를 견뎌내며 고통받던 침목이 이제는 인간의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이는 고난과 죽음을 이겨내고 영광스러운 부활에 이른 순교자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조선 후기 사상사의 흐름을 다룬 1 전시실과 서소문 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이야기하는 2 전시실로 나뉜다.

 

 

상설전시 1 "오래된 미래" - 조선후기 사상계의 대전환

 

상설전시관의 제1전시실은 "조선후기 사상계의 전환기적 특성"을 주제로 한 특별한 공간이다.

사상의 바닷속에서 건져 올리는 "오래된 미래"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곳에서는 18세기를 전후한 조선후기의 역동적인 사상사를 만날 수 있다.

 

 

 

103위 성인을 위무함 - 김기희 / 순교자의 무덤 - 최지만

 

 

 

1897년 10월 12일 고종은 환구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대한제국'의 정식 성립과 황제로서의 즉위를 선포했다.

이로써 '조선'은 505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본 초대장은 1897년 11월 11일,

독립협회 회원들이 독립관에서 개최한 대한제국수립 경축연 초대장이다.

 

 

1895년 5월 14일 오후 2시 창덕궁 후원에서 열린 독립기념 경축연회 초대장이다.

연유회 위원장 농상공부 대신 감가진이 발신이다.

 

 

미국인 감리교 선교사 앨렌과 중국인 카이얼캉이 공동 편찬한 중동전기본말이다.

청일전쟁 시작부터 강화까지 만국일보에 실린 기사를 엮었다.

 

 

하늘과 대지 사이에 사람이 있다 - 배형경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각자 고립되어 있는 모습과 같다.

각자 다른 방향을 방향을 바라보며 좌절한 듯한 실루엣과 상반된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고개를 숙이고, 벽에 기대고, 때로는 슬픔을 삼키면서도

여전히 두 다리로 굳건히 대지를 누르고 서서 하늘을 향해 버티고 있는 인간의 존재론적 의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이미지이다.

 


 

정도전과 권근의 노력으로 확립된 성리학적 국가 이념은 조선의 건국이념이 되었다.

이는 단순히 건국 당시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후에 조선 사회체제의 근간을 구성하는 <경국대전>의 기초가 되었다.

 <경국대전>은 조선 전기의 법전으로,

정도전이 <조선경국전>에서 제시한 성리학적 국가 운영 원리가 구체적인 법령과 제도로 구현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3년마다 호구조사를 하여, 이름과 나이, 본관, 호주, 가족 사항 및 노비 현황을 작성했다.

노비는 공노비와 사노비로 나뉘는데, 1801년에 공노비가 해방되고, 1894년 노비제도가 폐지되었다.

왕실이나 국가기관에 소속되었던 공노비와 달리, 사노비는 소유주의 호적에 기록되었다.

이 유물은 1804년에 쓰인 호구단자로 나주목에 있는 한 양반집이 소유했던 노비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상설전시 2. 서소문 밖, 조선시대 역사의 중심지를 걷다

 

제2전시실에는 조선시대 서소문 밖 네거리의 생생한 역사를 만날 수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서소문 밖 네거리는 단순한 교차로가 아니었다.

조선시대 이곳은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이자 국가 공식 처형지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공간이었다.

'성저십리'라 불린 이 지역은 도성 밖 십리에 걸쳐 형성된 번화한 상업지구였으며,

만초천변의 모래사장과 '뚜께우물'등 여러 최초의 기록들이 남아있는 역사적 장소이다.

 

 

도성도로 보는 조선시대 서울의 모습

 

전시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성도다.

동국여도 중 하나인 이 지도는 한성부 관할의 도성과 성저십리를 그린 것으로, 

조선시대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도성 안에는 경복궁 동쪽의 창덕궁과 창경궁, 종묘, 경모궁, 서쪽의 경희궁과 사직단이 간략하게 표기되어 있다.

반면 남대문에서 서대문에 이르는 도성 밖 성저섭리는 놀라울 정도로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당시 이 지역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조선 최초의 축적 지도, 동국지도

 

조선 영조 때 정상기가 제작한 동국지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축척이 표시된 지도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9장의 지도첩으로 구성된 이 채색 필사본은 전국도와 42만 분의 1 축적으로 도별도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후기 대축적 지도 발달의 획기적인 전환점이자 당시로서는 가장 정확한 지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어나 비추어라! - 김경자, 김의용(소목장), 강정조(나전장), 손대현(옻칠장)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해 제작된 나전칠화다.

이 작품은 남북한 화합과 생명문화 회복에 대한 염원을 담아 한국의 전통 민화인 '십장생도'를 밑그림으로 하고,

교황의 말씀을 한국 천주교회의 과거·현재·미래로 나누어 조형화한 의미 깊은 작품이다.

 

 

서소문역사공원 : 도심 속 평화로운 휴식처

 

서소문역사공원은 조선시대 '서소문 밖 네거리 처형지'였던 곳으로,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73년 병인박해까지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한 역사적 장소이다.

이곳에서 처형된 천주교인 중 44명이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 되어

국내 최대의 천주교 성지로 자리 잡았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지만,

지금의 서소문역사공원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수목들이 우거진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특히 하얀 수국에 뭉게뭉게 피어있어 산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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