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온 두 작품의 이야기
2025년 7월,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다시 살려낸 그림 속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 특별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문화유산의 '귀향'을 의미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백 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조선 병풍
미국 포틀랜드미술관이 보유한 '구운몽도 병풍'은
소설 '구운몽'의 주요 장면을 열 폭에 나눠 묘사한 그림이며,
1910년경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지 100년이 넘었다.
이번 전시는 미국의 미술관이 소장한 조선 병풍 두 점이
국내에서 복원돼 처음으로 공개되는 매우 특별한 기회이다.
전시 정보
- 장소 :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 기간 : 2025년 6월 25일 ~ 7월 20일
- 관람시간 : 09:00 ~ 18:00(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와 역사의 이해를 돕는 좋은 동반자, 국립고궁박물관
www.gogung.go.kr
조선 판타지의 걸작 : 구운몽도 병풍
'구운몽'은 인간 세상에서 양소유로 환생한 성진이
부귀와 사랑을 누리다 깨는 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구운몽도 병품은 이 환상적인 이야기를 10폭 병풍에 담아낸 조선 후기의 회화 걸작이다.
환생, 팔선녀, 여덟 여인과의 만남, 그리고 부귀영화에 이르기까지
꿈처럼 화려한 서사한 정교한 붓질로 펼쳐진다.
줄지어 선 붉은 옷의 여인들이 사내를 맞는다.
산길을 따라 내려온 팔선녀, 그 앞에 선 이는 수행자 성진이라는 첫 장면부터 관람객을 몰입시킨다.
17세기 베스트셀러를 시각화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복을 부르는 아이들 : 백동자도 병풍
백동자도 병풍은 수십 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장군놀이, 닭싸움, 과일 따기 등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 속에는
자손번성과 출세를 바라는 조선 후기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러한 백동자도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삶과 염원을 반영한 문화적 상징물이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이런 길상적 의미를 담은 그림들이
궁중과 사대부가에서 널리 사랑받았다.
전통 재료와 기법을 활용한 보전처리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나라의 전통 보존처리 기술을 활용해 작품을 복원했다는 점이다.
현대적 기법이 아닌 우리만의 재료와 전통 기법을 사용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작품의 생명력을 살려냈다.
이러한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 100년 전의 색채와 필치가 다시 생생하게 드러났으며,
조선 후기 회화의 뛰어난 기법과 미감을 오늘날 관람객들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놓치면 안 될 마지막 기회
이 두 병풍은 전시 종료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포틀랜드 미술관과 덴버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정말 드문 기회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 보존처리 기술로 복원된 모습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가능성 높다.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보존의 중요성을 깨닫는 동시에,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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