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찌개를 시켰어. 그런데 해미읍성~"
유머의 한계를 느꼈다.
지인 가족과 함께 해미읍성에 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왔다.
순간 차 안은 냉기가 맴돌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차 안 음악 볼륨을 높였다.
다행히 거북이의 비행기 노래가 신나게 흘러나왔다.
'철없을 적 내 기억 속에, 비행기 타고 가요~ Yeh, Let's go!'
해미읍성은 낙안읍성, 고창읍성과 함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읍성이다.
성곽 둘레가 1.8km로 가장 보존이 잘된 읍성 중 하나이다.
서산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이자 관광 장소이다.
해미읍성에는 네 개의 문이 있다.
그중에서 우리는 진남문을 통해 입장했다.
문 안쪽에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양심 양산 우산'이 마련되어 있다.
맘에 드는 색의 우산을 집어들었다.
아이들은 사람 얼굴이 그려진 방 앞에 서서 한참을 구경했다.
널찍한 잔디밭은 가슴을 트이게 했다.
너른 잔디는 폭신폭신한 발걸음을 만들었다.
푸른 잔디에 고목들이 한옥 사이로 듬성듬성 솟아있었다.
아이들의 발걸음에 맞춰 느릿하게 걸었다.
평화로이 불어오는 바람결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묻어 들려왔다.
하늘에 닿을 듯 높이 뻗은 나무 뒤에는 당시 천주교 신자를 가두는 감옥이 있다.
천주교 박해로 천여 명의 신자가 고문과 박해로 죽임을 당한 아픔이 서린 곳이기도하다.
날개를 활짝 편 연이 기운차게 하늘을 날아올랐다.
푸름이 가득한 하늘에 날개에 꼬리를 길게 단 연이 유유히 바람을 탔다.
잘 꾸며진 아름다운 소나무 아래를 걷는 기분은 참 좋다.
잔디 위, 아이들 깡충거림에 천진난만한 즐거움이 떠날 줄 몰랐다.
국궁 체험을 할 수 있는 국궁장에 도착했다.
1회 체험에 10발을 쏠 수 있는데 현금, 카드 둘 다 결제가 가능해서 지나칠 수 없었다.
우리나라 활은 복합궁으로 사정거리와 파괴력은 좋지만, 힘이 많이 들어가서 날리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어린이 활이라서 그런지 유연하게 활시위가 당겨졌다.
과녁은 유치원, 어린이, 성인으로 거리가 나눠져 있다.
유치원은 몇 미터 안 되는 가까운 거리의 과녁이었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활이 날아가 표적에 맞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휘리릭~탁!'
얼떨결에 과녁에 꽂혔다.
아이도 믿기지 않은지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다.
너른 성터의 여백 속 깃발이 바람에 춤을 추었다.
핑크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에 발걸음이 저절로 멎었다.
이곳은 단정하게 잘 가꾸어지고 신록이 가득 차 있었다.
해미읍성은 휴식과 사색과 함께 느긋한 걸음걸음을 수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성벽을 따라 피어난 꽃길은 아득한 꿈길처럼 행복한 길과 같았다.
1491년에 만들어진 성답게 돌마다 찬란했던 세월을 품고 있었다.
겹겹이 쌓인 돌이 웅장함마저 느껴지게 했다.
푸른 하늘 아래 높게 쌓아 올려진 성벽 위로 부는 바람에 깃발이 휘날렸다.
깃발마다 의미가 다 달랐는데 재미있는 옛날이야기같이 빠져들었다.
해미읍성 안팎을 걷는 발걸음에 숱한 상념이 사라졌다.
그런 의미로 느릿하게 잔디밭을 거닐며 계절의 바람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날씨가 좋은 날,
가족들과 함께 큰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피크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매년 한글날 즈음에 3일간 해미읍성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올해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재미있는 축제가 열린다 고하니 이날에 방문해 보자.
서산 해미읍성 축제▼
서산해미읍성축제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서산해미읍성축제 축제일정, 축제 안내, 행사장 안내, 서산관광 안내
www.haemifest.com
해미읍성 (★★★☆☆)
H : http://cul.seosan.go.kr/public/index.do
A : 충남 서산시 해미연 읍내리
T : 0507-1325-8006
운영시간 : 06:00 ~ 19:00 / 3월 ~ 10월 05: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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