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가 트렌드로 인기를 끈 지 오래다.
냉장고를 열면 하나씩 있었던 보리차를 담은 오렌지주스병,
연틴불에 옹기종기 모여 설탕을 녹이던 달고나.
동네 골목 저녁까지 외치던 소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80년대의 감성을 입힌 드라마, 영화, 맥주, 의류, 마케팅까지,
그야말로 우리는 노스탤지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레트로는 중장년에게는 아른한 추억을,
어린 친구에게는 접해보지 못했던 아날로그 감성에 신선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7080 시대의 추억이 가득 담긴 실내 추억 박물관으로 향했다.
'추억의 청춘 뮤지엄'은 양평 용문산관광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용문사 주차장을 입구를 지나야 한다.
주차비 3,000원의 요금을 지불하고서 말이지.
오후 1시 45분에 도착하니,
1시~2시까지 휴게시간이라는 푯말이 문에 걸려있었다.
당황해하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는 입구에서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 가족에게 빠져있었다.
뮤지엄 안에 들어서면 매표소를 만난다.
매표소 뒤편으로 옛날 교복을 대여할 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입구 겸 출구를 통해 들어서니,
찬란한 꽃들과 화려한 장식들이 장식해 멋진 포토존 나왔다.
어렸을 적 혹은 티비에서나 봤던 가게와 그 안을 장식한 포스터들과 물건들.
아이에게는 그저 소꿉장난감처럼 보였을 테지.
"옛다, 소금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축축해진 이불은 잠이 깨기도 전에 엄마에게 들켰다.
버들키를 머리에 쓰지는 않았지만 앞집에 소금을 얻으러 가곤 했다.
거의 기억이 없는 유년시절 중 몇 안 되는 기억이 남는 상처이다.
동전을 전화기 위에 쌓아 올려놓고 장시간 통화하던 그때.
뭐가 그리 궁금해?
담벼락 넘어 친구가 있나 찾아보나 보다.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의 타깃이었던 고무줄놀이,
허리가 끊어질 듯 점프하며 타던 말뚝박기,
온갖 헛소문을 벽에다 적혀있던 벽의 낙서...
그 시절 동네 골목길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저녁밥때가 돼서야 엄마의 부름에 뿔뿔이 흩어지기 전까지.
공간을 지날수록 나에게도 낯선 것들로 가득했다.
티비에서나 봤을까,
뚱뚱하게 태어나고, 오래 살고, 돈이나 지위가 높은 것이 사랑받던 그 시절.
유년시절의 추억이 담긴 1층 관람을 마치고 2층을 올라섰다.
2층은 7080 시대의 어른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옛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는 교단에 올라섰다.
선생님 흉내를 내어본다.
어렸을 적 책상 의자에 앉으니 무릎이 책상보다 높다.
신청곡을 틀어주던 멋진 목소리를 뽐내던 DJ가 있던 다방.
굵은 커피 알매이와 프리마, 설탕을 비법 비율로 맛을 내던 그 시절의 모습이다.
방석이 깔린 푹신한 소파,
레이스장식의 화려한 식탁보,
팔각성냥갑과 재떨이,
정겨운 다방의 옛 모습을 잘 재현했다.
'추억의 청춘뮤지엄'은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부모님으로부터 그때의 추억을 오디오 가이드받으며 말이지.
추억의 청춘뮤지엄 (★★★☆☆)
H : http://www.retromuseum.co.kr/
A :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620
T : 031-775-8907
운영시간 : 매일 09:00 - 18:00
예매 : 네이버 예약(당일 사용불가) 6,000원(25% 할인)
Tips!
- 휴게시간이 있으니 피해서 방문하기 (휴게시간 13:00 - 14:00)
-물품보관함 (개당 1,000원) 1개로 몽땅 집어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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