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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벚꽃은 유난히 성격이 급한가 보다.
3월 말부터 연핑크색 꽃들이 보이더니 금방 활짝 피어올랐다.
흐드러진 벚꽃은 주말에 만개한 듯 보였다.
아니라 다를까, 오늘은 바람에 벚꽃이 작은 나비처럼 하늘을 날아올랐다.
흩날리던 벚꽃은 이내 떨어졌다.
양재천은 떨어진 벚꽃으로 핑크빛 물이 들었다.
보드라운 바람,
그 바람을 타고 분홍빛 벚꽃 잎이 날다.
산책길에 흩뿌려진 벚꽃 잎을을 밟으며 걷는다.
봄이 왔다.
추울 겨울을 꾹 참아 내고선 봄이 왔음을 이렇게나 환영하는구나.
길 위, 하늘마다 분홍빛 색을 틔워 낸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무수한 벚꽃잎들로 샤워해 본다.
우리는 봄이 주는 설렘과 기쁨을 한껏 만끽해 본다.
걷잡을 수 없이 피어난 분홍 물결처럼, 길을 걷는 사람들마다 웃음으로 물든다.
사실, 신기할 노릇이다.
새까만 나무에서 겨울 내내 아무런 인기척 없이 서 있었다.
혹독한 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기만 하면 환하게 분홍빛 꽃잎을 선보이다니.
딸아이에게도 나중에 말해주고 싶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에 온 시간이 잿빛이라도,
부디 기다려보라고.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면 따스한 햇살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거야.
그때, 너의 찬란한 시간이 피어오를 테니.
아이의 입김에 벚꽃 잎이 날아오른다.
그 벚꽃잎의 춤사위에 따라 나의 마음도 살랑인다.
내년에도 봄은 오고 또 벚꽃이 피겠지.
"우리 또 여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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