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나에게 발재간을 가져가고 손재주를 주었나 보다.
그림이나 만들기에는 그나마 장기를 가지고 지금껏 업으로 살았다.
이 유전자를 가진 딸 또한 그림 그리기와 만드는 것에 흥미가 많다.
아이가 그리는 재멋대로의 곡선 향연에 물개박수를 쳐주는 엄마, 아빠의 영향도 있겠지만.
아빠와 딸이 좋아하는 손으로 놀이하는 공간 찾아 어렵게 예약했다.
아이와 아빠가 함께 맘껏 장기를 뽐내러 서울공예박물관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으로 향한다.
어린이 박물관은 매주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하루 4회로 80분간 운영한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인터넷 예약이 쉽지 않다.
소소한 팁이라면 전날 취소 건을 기다리는 것과 당일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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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museum.seoul.go.kr
어린이박물관과 서울공예박물관 사이에 400년이 은행나무가 우뚝 서 있다.
영화 <아바타> 속 나비족들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거대하고 신비로운 나무와 같이 웅장하게 느껴졌다.
박물관 안 곳곳에서 큰 창을 통해 이 오래된 은행나무의 자태를 맘껏 볼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의 공예마을은 2층에 그릇공방, 가구공방, 철물공방이 있으며 3층은 옷공방과 모두공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2층부터 입장하기에 역순으로 3층부터 체험해서 비교적 한산하게 즐기려는 꼼수를 부렸다.
그릇공방은 흙으로 그릇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원형 테이블 위에 놓인 도자기에 그림도 그려보고 흙에 따라 그릇이 달라지는 퍼즐도 경험한다.
가구공방에서는 작은 편맥나무 조각과 목심을 이용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미 많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이 선반 위에 가득했다.
작업대 위에는 <걸리버여행기>의 작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 릴리퍼트에서 가져온 듯한 어른 손 반만 한 장갑과 작은 투명 고글이 놓여 있었다.
친절한 스텝의 안내에 따라 보호구를 착용하고 크기가 다른 사각형의 목재의 겉면을 사포질 한다.
뚝딱뚝딱 목심을 박고 다양한 장식으로 마감해 멋진 목각인형을 만들었다.
철물공방에서는 한 바퀴 빙 돌며 금속으로 만든 도구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3층 옷공방에는 옷관련하여 스텝들의 도움을 받아 아기자기한 다양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 듯 실타래에서 실을 당겨 튀어나온 봉에 엮어 그림을 그려본다.
마름질된 조끼 본을 아이 스스로 홈질로 연결하여 멋진 조끼를 만든다.
자기가 만든 조끼와 다른 소품들을 걸쳐 입고선 멋진 포즈를 취해보기도 한다.
직조틀에 매는 위빙을 체험하는 아이는 조금씩 커지는 면을 만들며 즐거워했다.
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늘을 잡고 물결치듯 실을 위, 아래로 엮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어려울 것만 같지만 시범을 보여주면 곧잘 따라 했다.
다른 색의 실을 바꿔가며 엮어 완성했다.
틀을 빼고 실을 당겨 아기 손만 한 예쁜 천을 만들었다.
마치 마술을 보는 듯한 아이의 눈에는 신기함으로 가득 찼다.
자연에서 색의 재료를 얻어 만든 잉크로 도장을 찍는다.
홍화꽃의 붉은색, 지자 열매의 노란색, 지치 뿌리의 보라색, 쪽 잎의 푸른색 그리고 감열매의 갈색.
도장마다 그 색의 원재료인 식물 모양이 있어 도장 찍기 놀이와 함께 쉽게 배울 수 있다.
'옷감만으로 옷을 완성하기는 어려워.
단추와 지퍼도 있어야지.
무늬가 다른 옷감, 반짝이는 구슬을 덧대어 더 멋지게 꾸밀 수도 있어.'
패션디자이너가 되어 여러 가지 장식을 더해 옷을 만들어본다.
1시간 20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두 층을 모두 체험하기엔 다소 짧은 시간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집중하여 체험하였기에 다음에 또 와서 다른 체험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졌다.
아이가 상상하며 직접 만드는 재미가 가득한 이곳은 몇 번이고 방문할 이유가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투명 비닐 봉투에 오늘 만든 전리품을 가득 담은 아이의 발걸음은 즐거움이 더해 가벼워 보였다.
"우리 꼭 다시 오자!"
어린이박물관 (★★★★★)
H : craftmuseum.seoul.go.kr/chimsm/introduce
A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T : 02-6450-7000
Tips!
-공예마을 3층부터 체험 후 2층 이용하기
-추천 나이 5세~9세
-2주 전 밤 12시 예약 오픈
-주차 : 경복궁 주차장 (소형 2시간 3,000원 / 중, 대형 2시간 5,000원), 국립현대미술관 1시간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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