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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

라인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 강남

by Catpilot 202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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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보여 주고 싶진 않지만 부득이하게 딸 앞으로 태블릿을 내밀 때가 있다.
잠시만이라도 얌전하게 앉아있으라는 묵언의 표시이다.

능숙하게 검은 창을 터치해 켜고, 손가락으로 휙휙 그어가며 자기 앱을 찾아낸다.
유튜브 키즈가 시작되고 호기심이 끌리는 대로 눌러가며 본다.
등을 지고 설거지를 하는데 아이가 키득키득 웃어댄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을까?
뒤를 돌아 아이가 보는 아이패드 화면을 훔쳐봤다.
본 듯한 캐릭터이지만, 친숙하지는 않은 캐릭터인 <라인프랜즈>이다.
웃고 있는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이게 그렇게 재미있어?"
"응."
딸아이는 대답하기 귀찮은 듯 짧게 호응했다.
궁금증이 더 생긴 나는 질문을 이었다.
"누가 제일 좋아?"
원하는 대답 대신 캐릭터 이름을 읊어댄다.
"얘는 브라운, 제임스, 코디..."

"라인프랜즈 보러 갈래?"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2D의 그래픽에서 재미보다 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급하게 나갈 준비를 하고 10여분 거리의 강남으로 향했다.

플래그십 매장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곳,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장 앞에 도착하니 공룡으로 변신 한 스텝이 우리를 맞이했다.
딸아이는 엄마, 아빠가 있어서인지 용감하게 악수도 청했다.

둥글둥글, 푹신푹신, 형형색색의 팬시 제품들이 딸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쿡쿡 찔러보기도 하고, 집어 들어 안아보기도 했다.

트레저와 라인프렌즈가 협업한 캐릭터인 TRUZ이다.
이 나이에 웬 아이돌인가 싶어, 돌아섰다.
돌아서니, bt21 친구들이 있지 않은가!
아미 본성은 숨길 수가 없지.

방탄 턴테이블 스피커는 오르곤과 LP플레이어를 섞은듯하다.
검은색 LP판 위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는 bt21 친구들이 귀엽기만 하다.

내가 한참 bt21 캐릭터의 제품들을 구경하는 사이, 딸 아이는 저 멀리 노란색 새 앞에 있었다.
딸아이는 브라운 다음으로 작은 덩치에 비해 힘이 센 샐리를 좋아한다.
저 노랑색 새가 샐리라는 것도 딸의 설명에서 알았다.
어딘가 술 취한 모습의 샐리는 그리운 누군가가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지, 사다리 끝까지 올라 누굴 부르는 것만 같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벽면을 장식한 라인프랜즈의 캐릭터 그림이 화려했다.

2층의 제일 잘 보이는 곳에서 언제나 밝고 명랑한 코니와 말은 없지만 마음씨 따뜻한 브라운이 우리를 맞이했다.
무지개가 되었다가 하트 풍선으로 변하는 배경판이 딸의 시선을 끈다.
뒤집히면서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이 신기한 듯 한참을 쳐다보았다.

bt21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를 바라는 아빠.
눈길 한번 주질 않고 휙 사라져 버리는 딸.

딸아이가 세 발 집게가 허공에서 휘청이며 움직이는 것을 봤다.
인형 뽑기 기계 앞으로 달려가더니, 뽑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때다 싶은지, 아까부터 따라다니던 스텝이 조심스럽게 나에게 말을 걸었다.
"소셜 미디어에 '라인프렌즈강남'을 해쉬태그 하면 코인 드려요~"

그 말에 딸아이는 발을 동동 구르며 해보고 싶다고 더 졸라댄다.
사진을 찍고 소셜미디어에 올릴 시간도 주지 않겠다는 항의이다.
지갑에서 빳빳한 지폐를 꺼내 딸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집게는 허공에서 몇 번 휘젓더니 아래로 쭉 내려왔다.
기대와 달리, 집게는 스으윽 인형을 훑더니 쭈욱 그냥 올라갔다.

딸아이는 창피한지, 속상한지 그냥 휙 돌아서 1층으로 내려갔다.

딸이 좋아하는 브라운 캐릭터의 상품 중에 쿠션을 급하게 골랐다.
쿠션을 뒤집으면 목베개가 된다는 효율성이 좋았지만, 딸아이는 안을 때의 포근함이 좋은가보다.

1층으로 내려가니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라인프렌즈가 글로벌 아트토이 작가 제이슨 프리나와 함께 출시한 <XXRAY PLUS BROWN LINE FRIENDS>이다.
온라인에 공개한 지 반나절 만에 모두 팔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캐릭터의 반만 해부한 모습을 보여주는 제이슨 프리니의 작품들은 기괴하면서도 귀여운 역설적인 느낌이 든다.

레고로 만든 쥬라기월드의 모습이 흥미로운가 보다.

라인프랜즈 스텝들의 친절도는 100점 만점이다.
감사하게도, 딸아이에게 사탕을 건네기도 하고 우리 가족을 위해 친절히 무릎을 꿇어가며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아이패드 화면에서 보던 친구들이 즐비하게 이곳저곳에 있는 것이 좋았나 보다.
아빠에게 손짓을 해가며 캐릭터를 설명하는 딸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라인 프렌즈 강남 (★★★☆☆)
A :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437
T : 매일 11: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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