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다 녹은 스키장.
하얀 겨울날의 화려했던 향연이 끝난 적막한 파티장과 같았다.
이런 비수기에는 소셜 미디어마다 숙박 이벤트 광고가 소개된다.
호텔 하루 숙박에 조식, 중식, 석식을 이용할 수 있는,
3식에다가 곤돌라까지 탈 수 있다는 광고에 혹할 수밖에 없었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
휘닉스 평창으로 떠난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휘닉스는 생각보다 더 조용했다.
일하는 스태프의 수와 방문객의 수가 거의 비슷해 보였다.
코로나 시국에 부쩍이는 것보다 한산한 것이 더 나은 법이다.
'음, 이런 차분한 분위기가 좋아.'
2시간이나 빠른 얼리 체크인을 하고 점심 먹으러 <온도 레스토랑>으로 갔다.
생각보다 괜찮은 메뉴와 맛으로 만족스러웠다.

평창은 이 번으로 세 번째 방문이다.
그리고 늘 들리는 곳이 있는데,
<참 조은 한우 송이 국밥> 음식점과 <미추픽추> 카페이다.
한우의 구수함과 송이의 향긋함이 어울려 따뜻한 국밥이 일품인 <참 조은 한우 송이 국밥>이다.
하지만 3식을 먹는 관계로 이번 여행에서는 건너뛰기로 했다.
배부른 점심식사를 했으니, 음료를 마시면서 알파카랑 놀 수 있는 <미추픽추>카페로 향했다.

음료값에 입장료 값이 포함이다.
아이는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음료 두 잔을 포함해서 계산을 하고 입장하였다.

카페에서 일하는 스태프는 아이이 알파카와 함께 사진을 찍기 좋은 배려를 많이 한다.
또한, 알파카 먹이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인 천 원으로 자판기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두 가지의 주의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뛰거나 알파카의 엉덩이를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먹이를 주는 척하면 약이 오른 알파카가 침을 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아이가 먹이를 주려다 겁에 질려 손을 뺄 때면
큰 이빨 사이로 침을 찍 내뱉었다.
사나움은 찾을 수 없는 순수한 눈망울의 알파카의 새로운 모습이다.

알파카와 즐거운 놀이를 뒤로하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온도> 레스토랑으로 왔다.
아이는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고,
로비에서 피어오른 작은 장작불을 보며 불멍을 하기도 했다.

그릴 모양이 잘 새겨진 스테이크와 무한 맥주는 최고였다.
몇 잔을 리필해서 먹은 지 모를 정도로 취기가 올랐다.
같은 식당의 이용객들의 얼굴마다 붉은 홍조가 올라왔다.
마감 시간인 9시 30분까지 먹은 덕분에 배는 산만해져서 움직이기가 힘들어졌다.
소화를 시킬 겸 주위를 산책을 하며 조용하고 아늑한 하루를 마감했다.

역시 뷔페 음식으로 세끼는 힘들었다.
조식은 양식, 일식은 보지도 않고,
명태 미역국, 김치 그리고 젓갈로 느끼함을 달랬다.
체크 아웃을 하고 곤돌라를 탔다.
처음에는 무서워하던 아이는 곧잘 적응하더니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곤돌라에서 내린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었다.
군데군데 흰 눈이 보이고 아직 봄이 온 소식을 못 들은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뻗고 있었다.

평지는 뛰어야 맛이다.
아이는 뜀박질로 자기 에너지를 맘껏 발산했다.

'여기서 사진 찍으세요.'라며 꾸며진 포토존을 지나칠 수 없다.
어른들의 마음과 달리, 아이를 꼬드겨 앉히면
동냥하듯 한 번 앉아보곤 카메라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로 일어선다.

정상에서 부는 봄바람은 상쾌했다.
멀어질수록 옅어지는 채색을 가진 산을 딸과 아내는 지긋이 바라보았다.

떠나기가 아쉽다.
알파카를 다시 보고 싶다는 아이의 재잘거림에 다시 찾았다.
마치 다시 온 아이를 알아보는지,
친근한 눈빛으로 아이와 교감하는 알파카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알파카의 복슬복슬한 털에다 손을 얹히면 따스함이 느껴진다.
아이는 늘 떠날 때면 가기 싫다고 응석을 부리기 마련이다.
협상은 늘 아빠의 지갑에서 이루어진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알파카 인형들 중에서 작으면서도 비싸지 않은,
그러면서도 예쁜 인형을 골라 안겨주었다.
아이는 그제야 차에 올랐다.

휘닉스 평창 (★★★☆☆)
H : http://phoenixhnr.co.kr/pyeongchang
A :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174
T : 1577-0069
₩ : 170,000원
Tips!
-식사시간 초기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법, 30~40분 여유를 두고 입장하자.
-체크인은 빠르게, 방 배정은 더 좋은 곳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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