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을 넘어 피어난 달빛 - 안동 월영교 이야기
지난봄, 안동의 산자락에 거센 불길이 일어났다.
마른바람을 타고 번져간 불씨는 순식간에 숲을 삼키고,
마을 사람들의 마음까지 잿빛으로 물들였다.
뉴스 속 검게 그을린 산과 피난 가방을 든 이웃들의 얼굴은 익숙한 고요를 깬 슬픈 풍경이었다.
안동으로 향하는 길의 산은 그날의 슬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우리는 월영교를 찾았다.
어둠이 내린 저녁, 목조 다리의 곡선이 은은한 달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세상의 고통을 품은 듯,
말없이 강을 가로지르는 그 모습은 놀라울 만큼 단단하고 아름다웠다.
마침 '문화가 있는 날' 버스킹의 노랫자락이 강물 위로 퍼지고 있었다.
월영교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다.
사랑을 품은 사연을 지닌 이 다리는, 매년 수많은 이들이 추억을 새기는 장소이다.
또한 안동의 역사와 정신을 잇는 상징이기도 하다.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에 남은 것이 재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다시 모여 숲을 살피고, 서로를 다독인다.
그 곁에 월영교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안동을 품고 있었다.
문보트
- 평일 (월~금) : 오전 10시 ~ 오후 10시
- 토요일 : 오전 11시 ~ 오후 11시
- 일요일 및 공휴일 : 오전 10시 ~ 오후 11시
- 3인 탑승 / 30분 기준 / 28,000원
화려한 조명과 어둠을 뚫고 새어나오는 레이저빛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자연이 상처를 입어도, 사람의 마음이 지쳐도, 이 다리는 회복과 희망을 건너는 길이 되어줄 것이라고.
불타버린 산이 다시 푸르름을 입는 그날까지.
월영교는 안동의 오늘과 내일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월영교 (★★★☆☆)
위치 : 경북 안동시 상아동 569
홈페이지 : https://www.tourandong.com/public/
주차 : 무료 (공영주차장) / 만차시 근처 안동시립 민속박물관에 주차 가능
분수 가동시간 : 4월~10월말 (일 4회 가동) 12:00, 14:00, 16:00, 18:00 / 7월~9월 (일 5회 가동) 20:00 추가
문의전화 : 054-821-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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