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윌리 그리고 우리."
햇살이 강하게 내려쬐는 여름이 가까워진 날,
<돼지책>과 <우리 아빠가 최고야> 동화책으로 친숙한 앤서니 브라운의 전시를 보러 갔다.
침팬지의 익살스러운 그림을 아이가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인쇄된 책에서 보는 그림과 달리 원화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리라 믿었다.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로!
전시장 입구 벽면에는 밀림에서 환영 나온 동물 친구들로 가득했다.
다소 소심한 듯 삐쭉 얼굴만 내밀고 우리 가족을 환영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앤서니 브라운의 소개가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자기, 그의 가족 그리고 그가 그린 캐릭터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팝업북으로 잘 알려진 <이상한 놀이공원>이다.
책에서 보는 매끄러운 이미지가 아닌,
그의 원화에서는 동물의 세밀한 털까지 묘사한 그의 세심함이 돋보였다.
앤서니 브라운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인 듯하다.
<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형>, <우리 엄마>로 시작하는 전시는 대부분의 맥락에서 가족이 등장한다.
'And we always will'
<넌 나의 우주야>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것일까.
두 팔을 벌려 가족에게 다가간다.
대 가족인듯한 여러 명의 사람들이 긴 소파에 둘러앉아 그녀를 맞이한다.
몸집이 작고 내성적이던 작가의 어린 시절 분신과도 같은 존재인 침팬지 '윌리'이다.
앤서니 브라운을 대표하는 캐릭터로서 윌리는 브라운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약자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가 걷는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변화하는 그림이 보인다.
운동복을 입고 눈치를 보며 소심하게 걷던 침팬지는
당당해지는 걸음걸이로 바뀌고,
빌리가 웃음을 지으며 활기차게 걷는 것으로 끝이 난다.
가슴을 펴고 자신 있게 걸는 윌리.
4컷 그림에는 가로등과 부딪히는 유머로 끝이 난다.
윌리가 떠나는 상상의 나라에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위트를 엿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명화나 조각상을 패러디를 하였는데,
윌리가 명화 속에 등장하여 재미난 웃음이 나왔다.
미술관에 간 윌리 <Willy's Pictures>
<미술관에 간 윌리>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모나리자', '아담의 창조', '비너스의 탄생', '이삭 줍기', '바벨탑'등 윌리가 좋아하는 고전 명화 속으로 들어간다.
특히, 어부들이 물고기 대신 바나나를 건져 올리는 '청어잡이 그물'을 패러디는 그의 위트가 절정을 다한 듯하다.
초현실주의적 화풍을 글로 대입하자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만 한 것이 없다.
앤서니 브라운에게 소설처럼 긴 분량의 글에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는 첫 시도였다고 한다.
꿈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과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중요한 작품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새로운 방식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동반자, 한나 바르톨린(Hanne Bartholin)
한나 바르톨린은 50권 이상의 그림책을 펴낸 덴마크의 일러스트레이터이다.
<할머니 집에 갔어요>, <악어 헤르만>,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등의 대표작이 있다.
그의 전시가 따로 마련되어 앤서니 브라운의 전시를 더 풍요롭게 하였다.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는 1977년에 발표한 <우리 친구 하자> 이후,
20년 후 같은 이야기를 새롭게 그린 작품들이다.
찰스엄마가 화난 듯 공원을 나가는 그림에서 공원 내 불타는 나무가 한그루 그려져 있다.
마치 그녀의 화난 마음을 그린 듯이 말이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의 책인 <돼지책>의 원화이다.
게으른 피곳씨와 두 아들, 그리고 엄마가 느낄 가사일의 무게와 외로움을 그렸다.
마릴린 먼로를 움켜 쥔 앤서니 브라운의 킹콩이다.
그의 챔펜지의 사랑이 고릴라를 넘어 킹콩까지 간 듯하다.
펜던트 조명 줄을 잡고 공중을 나르는 거대한 킹콩이다.
입체감 있는 공간에 메인 포토존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셰이프 게임(Shape Game)은 함께 그리는 그림으로,
한 사람이 어떤 형태의 그림을 그리면 다음 사람이 그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이다.
출구장 앞에 마련된 셰이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아빠는 고릴라로 대입한 전시를 관람하는 나를 그렸고,
아이는 더 어려운 난해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상상력을 키우는 법을 그림으로 잘 설명해준 앤서니 브라운에게 고마웠다.
우리 아이도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주눅 들지 않고 상상력을 펼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 뮤지엄 (★★★★☆)
H : https://abwm2022.modoo.at/
A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T : 02-580-1300
₩ : 성인 - 20,000원 / 어린이·청소년 - 13,000원 / 유아(만 24개월 미만) - 무료
전시기간 : 2020. 04. 28 ~ 08. 31
관람시간 : 10:00~19:00 ( 매표/입장 마감 18:00)
'ART Class > 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다리문화촌 / 평택 (0) | 2022.11.04 |
---|---|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박물관 / 서울 용산 나들이 (0) | 2022.08.30 |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 어린이미술관 (0) | 2022.07.23 |
영은미술관 / 서울 근교 미술관 (0) | 2022.05.11 |
젊은달 와이 파크 미술관 / 영월 (0) | 2022.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