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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

정월대보름 맞이 민속大축제 / 양재천

"얼씨구나, 흥겹구나!"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보기만 해도 마음 그득한 올해 첫 보름달을 맞아 지난 금요일에 축제가 열렸다.

휘영청한 보름달 아래에 흥겨웠던 축제의 이야기를 남겨본다.

 

 

제15회 2024 서초구 정월대보름 맞이 민속대축제

일시 : 2024년 2월 23일 15:00 ~ 20:00
장소 : 양재천 영동1교 인근
주요행사 : 달집 태우기, 지신밟기 등 전통문화재현. 민속놀이체험, 축하공연, 먹거리장터 운영

오후 4시.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도 사람들이 꽤 보였다.

영동1교 다리 밑에는 조명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군데군데 쳐져있는 천막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입구에서 만난 '페이스 페인팅 & 즉석사진 체험 존'이다.

가족이 함께 즉석사진도 찍고 아이들은 페이스 페인팅을 받았다.

 

 

자원봉사자의 능숙한 손놀림에 아이 얼굴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그려졌다.

왼쪽 뺨에 피어오른 화려한 꽃잎은 반짝이기까지 했다.

 

"오호~ 멋진데!"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이루고 부스럼 나지 마라.'

 

음력으로 새해 첫 보름날인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껍질이 단단한  밤, 호두, 잣, 흔행 등 부럼을 깬다.

한 해의 액운을 쫓고 곡식들이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찹쌀, 조, 수수, 보리 등을 넣어 지은 오곡밥과 묵은 나물과 함께 먹는다.

한 해를 시작하는 달인 만큼 건강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준비한다는 의미로 전해졌다.

 

정월대보름은 설,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 중 하나로 즐거운 축제 중 하나이다.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인만큼 그 해를 잘 계획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날이다.

 

 

달집 옆 부스에는 '소원지쓰기'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달을 향해 소원을 빌어보는 시간이다.

 

 

울긋불긋한 한지에 펜으로 꾹꾹 눌러 글을 적어 써 내려간다.

맞춤법이 좀 틀리면 어떠하리.

아이는 달에 실어 보낼 아이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

 

 

아이의 바람을 적은 소원지를 달집에 묶어 두었다.

달에게 날아 닿기를 바라보며...

 

 


다리 밑에는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가 열렸다.

중앙으로 길게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고, 양 쪽으로 주막이 열렸다.

군데군데 다양한 체험 부스도 있고 경품도 득템 하는 행운도 얻었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안주로 주막의 메뉴를 채워져 있었다.

이미 품절된 음식이 꽤나 많았다.

 

 

순대는 없고 간과 내장만 담았다.

따뜻한 떡볶이와 김치전에는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올랐다.

시끌벅적한 소음을 반주삼아 막걸리 한잔을 쭈욱 들이켰다.

 

 

무대 위 가수의 열창으로 사람들의 흥이 돋았다.

분위기 따라 기분 좋게 취기가 덩달아 올랐다.

 

 

솜사탕, 붕어빵 앞을 아이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눈길을 고정한 아이들에게 내가 말했다.

"눈감고 걷자."

 

 

달달한 냄새가 솔솔 풍기는 부스는 차마 지나치지 못했다.

기어코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 보겠단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설탕을 담은 국자를 받아 들었다.

나무젓가락으로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젓었다.

아이는 소매가 타든 지 말든지 설탕을 녹이는데 여염이 없다.

설탕이 투명해지면 소다를 콕 찍어 휘저었다.

부풀어 올라 맛있게 보이는 달콤 쌉싸름한 달고나를 완성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자 달집 태우기 행사가 이어졌다.

사람들은 달집 주변으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솔잎으로 지은 달집은 금방 집채 만한 불덩이로 변했다.

가연성이 좋은 송진덩어리 청솔가지는 용과 같은 모습으로 하늘로 뻗어 날라 올랐다.

큰 불 뒤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휘이잉~ 펑! 펑! 펑!'

 

불꽃 소리에 관중의 함성도 함께 울렸다.

 

 

달집은 앙상한 움막 같은 뼈대만 남았다.

 

'쿵더쿵쿵더쿵'

신나는 가락이 흥을 돋우려는 듯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농악대를 따라 커다란 불길 주위를 돌며 춤을 추어댔다.

춤판은 한참 동안 펼쳐졌다.

 

 

점점 명절의 의미와 관습은 희미해져 가지만 지자체의 행사에서 전통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 만나는 명절의 하루.

든든하게 먹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해를 보내는 시작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늘 밤,

창밖 보름달을 바라보며 한해 소원을 빌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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