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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Class/예술

"설날부터 동지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한국인의 일년을 걷다

by Catpilot 2026.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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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겨울까지, 한국인의 일 년을 걸어서 만나다

 

경복궁 담장을 끼고 걷다 보면 나타나는 국립민속박물관.

그 안의 상설전시관 3관 '한국인의 일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다.

 

세시풍속과 24 절기라는 시간의 틀 안에서

우리 조상이 어떻게 자연과 호흡하며 한 해를 채워갔는지를,

유물과 재현 공간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기본 관람 정보

  • 위치: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 (경복궁 내부)
  • 관람 시간: 09:00 – 18:00 (동절기 17:00, 야간 개장 별도)
  • 휴관일: 매주 화요일, 1월 1일
  • 입장료: 상설전시 무료
  • 교통: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도보 10분
  • 주차: 경복궁 주차장 이용 가능 (유료)

 

'한국인의 일년'이란 어떤 전시인가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은 총 3 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관 '한국인의 하루', 2관 '한국인의 일생'

그리고 3관 '한국인의 일년'이 그것이다. 

 

이 중 3관은 시간의 흐름, 

'1년'이라는 순환 구조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 사회의 세시풍속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시이다.

 

세시와 절기 (Seasons and sola terms)

 

전시는 크게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로 나뉘며, 

각 계절 안에 절기별 행사와 그에 얽힌 놀이, 음식, 의례 문화를 

유물·영상·모형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우리는 마치 한 해를 직접 살아가듯 전시 공간을 거닐게 된다.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번째 달, 정월 (Jeongwol)

 

봄 - 소생(蘇生)과 시작

 

설날·정월대보름의 세시풍속부터 청명·곡우에 이르는 농경 준비까지. 

윷놀이 판·연날리기 재현 공간이 아이들에게 인기이다.

 

정월 초하루 나들이, 20세기 초,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 1887~1956)

 

새해를 맞아 설빔을 차려입고 나들이 나온 

두 명의 아이와 여인의 모습을 그린 판화이다.

 

떡국과 가래떡

 

설날 아침, 온 가족이 차례상 앞에 모인다. 

상 위에는 여러 제물이 올라가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하얀 떡국이 있다. 

한 해를 열고, 나이를 더하고, 새로운 시작을 기원하는 음식. 

그 단순한 한 그릇 안에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윷놀이 윷판 (Yutpan)

 

윷놀이 할 때 윷말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종이 위에 말의 이동 경로를 그린 판으로 한국적 문양이 인상적이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만물이 싹트는 계절, 봄 (Spring)

 

'봄이 들었다'는 뜻인 입춘은 계절적으로 아직 겨울이다.

농촌에서는 논밭을 갈며 본격인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

 

낭쉐, 목우 (Wooden Cow)

 

풍농을 빌고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제주의 오래된 의례

 

'낭쉐'는 나무로 만든 소이다.

제주도 입춘굿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낭'은 제주어로 나무, '쉐'는 소를 뜻한다.

봄이 오는날,

나무로 만든 소 한 마리가 제주의 봄을 열었다.

 

연등 전시

 

"동지 후 백오일, 동풍 부는 늦봄

청명과 한식은 가장 좋은 시절이라

모두들 묘 청소에 제사상 차려내니

무덤가엔 술 주린 귀신 하나 없겠네"

 

홍석모 <도애시집>

끙개, 장군, 드베, 약초괭이, 고써레 등
한식에산소보례가는모양 (한식에 산소 보러 가는 모양)

 

양력 4월 5일 경인 한식에 조상의 산소를 돌보기 위해 

성묘를 하러 가는 모습을 그린 풍속화이다.

왼쪽의 여인은 머리에 한식 차례에 쓸 제물을 이고 있다.

 

볕이 강하고 비가 잦아 작물의 생명력이 왕성한 계절, 여름 (Summer)

 

여름 - 풍요와 기원

 

단오·유두·칠석의 민속 행사가 중심이다. 

창포에 머리 감기, 씨름판 모형, 제례상 재현이 여름의 생동감을 전달한다.

 

여덟 가지 쓸모, 팔덕선 (Paldeokeeon)

 

팔덕선은 부들로 만든 부채이다.

손으로 부쳐 바람을 일으키는 가장 단순한 도구.

바람을 만들고, 비를 막고, 자리를 깔고, 

부채 하나가 여덟 가지 일을 한다고 해서 팔덕선이라 불렸다.

 

농부의 밥 - 호미, 못줄, 도리깨, 토시, 깍지, 그리고 도시락
갈모, 나막신, 도롱이

 

비 올 때 입는 옷인 도롱이는 

지푸라기와 풀로 만든 천연 우비이다.

 

 

계속 내리던 비 그치고 좋은 날씨

행장 차려 당장 탁족 떠나세

 

유만공 <세시풍요>

모기장, 파리채, 파리잡는 유리병, 선풍기 등
봄여름에 파종한 작품을 수확하는 풍성한 계절, 가을 (Autumn)

 

가을 - 수확과 감사

 

추석·중양절을 중심으로 수확의 기쁨을 표현한 유물들이 가득하다. 

강강술래 영상 체험과 차례상 재현이 압권이다.

 

가을 걷이

 

가을은 일 년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계절로,

가을걷이하느라 바쁜 시기이다.

가을걷이는 벼, 콩, 팥, 기장, 조, 수수, 메밀 등

논과 밭에 무르익은 곡식을 거두는 것이다.

 

매통과 절구, 절구공이

 

 

누렇게 익은 들녘 풍작을 감사하고

가을에 익어 새로 난 것들 맛보네

다만 원컨대 한 해 먹을 것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유만공 <세시풍요>

눈이 내리며 매서운 추위가 찾아오는 계절, 겨울 (Winter)

 

겨울 - 마무리와 준비

 

동지·섣달그믐·제야의 종소리까지. 

팥죽 쑤기의 의미, 묵은세배 풍습 등 한 해를 갈무리하는 문화가 담겨 있다.

김치와 김장문화

 

늦가을에서 초겨울 무렵이면 집마다 겨우내 먹을 김장을 한다.

한국 사람들은 김장만 넉넉하면 먹을거리 걱정이 반은 줄어든다고 하여

김장을 통해 가족이나 친족, 이웃이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겨울 놀이 도구

 

초·중학교 자녀를 둔 부모라면 

사회·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세시풍속과

 24 절기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현장이다. 

 

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면 한국사 속 민속 문화 파트를 

입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인의 일년'

 

24절기를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곳

 

'한국인의 일 년'은 단순히 과거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명절에 가족과 모이고, 계절 음식을 챙기고, 

새해를 특별하게 맞이하는 이유들이 모두 이 전시 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유물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다 보면, 

수백 년 전 조상들도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한 해를 살아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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