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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

인디어라운드 / 이천, 아이와 나들이

나에게 하와이는 언젠가 꼭 가야 할 곳이다.
그래서 우쿨렐레도 배웠으며 짧게나마 서핑도 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꿈꾸워왔던 하와이는 너그러운 날씨와 사랑스러운 풍경이 가득할 것이라 믿었다.
이러한 나의 동경이 이끈 곳,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한 ‘인디어라운드’에서 주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하와이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꿈꾸는 하와이'가 생각나는 곳이다.

 

"정작 나는 아무 애도 쓰지 않았는데, 너그럽게 품어주는 듯한 느낌.

하와이는 그런 섬이었다.

처음부터 친근하게 뭐든 다 보여줄게, 하고 말하는 것처럼.

아주 거룩하고 위대한 우리나라 어느 산이 '우리애가 그쪽으로 놀러 갈 거예요, 잘 좀 돌봐 주세요."하고 마우이의 높은 산에게 부탁해 준 덕분에, 있는 내내 자애로운 어떤 힘에 푸근하게 안겨 있는 기분이었다."

-<꿈꾸는 하와이> 중에서-

 

 

주말인데도 카페 안은 한산했다.

청포도 에이드, 딸기 라테 그리고 딸기맛 젤라또를 주문했다.

마치 미리 만들어놓고선 내놓은 마냥 주문한 음료가 바로 나왔다.

음료를 받아 들고 바닥에 그려진 지시선을 따라 걸었다.

야외로 나가는 길을 안내하는 표시였다.

그 화살표시를 따라 걷다 빨간색 냉장고 같은 문을 만났다.

그 문을 열자 새로운 세상이 짠하고 나타났다.

 

 

연핑크색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큰 창으로 보이는 야외에는 이국적인 캠핑장 분위가 물씬 풍겼다.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평야에 직사각형의 풀장이 있고 그 주위로 올드 캠핑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 풍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새어 나와버렸다.

'와~'

 

 

핑크와 골드 그리고 그린.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색의 조합이다.

부드러운 카페 분위기를 넘어서 어울리지 않는 수면 캡슐 방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디자인이란 그런 것 같다.

욕심을 부려 이것저것 붙여가다 보면 결국 키치스러운 디자인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사람 한 명 없는 고요한 풍경을 마주한다.

솟아오르는 물줄기 만드는 분수만이 가장 요란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음료를 다 마신 뒤, 밖으로 나갔다.

태양에 한참은 데워진 듯 바깥공기는 열기로 가득 차있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을 말하는 처서가 지났음에도,

그때의 날씨는 마치 여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파도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해변가의 한 곳처럼 꾸며놓았다.

푸른 에게해를 채우는 하얀색 장관을 품은 산토리니를 연상케 하였다.

 

 

한국인에게도 올드카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남아있는 폭스바겐의 'T1'이다.

애니메이션 <카>의 히피 캐릭터 필모어가 폭스바겐 T1를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히피 밴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었다.

 

 

1960~70년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유행한 히피 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시킨 폭스바겐의 미니밴은 캠핑하는 모습과 잘 어울린다.

 

 

인조잔디 위로 열대야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그려졌다.

열대나무에 매달린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아이는 훌라춤을 추듯 손을 머리 위로 뻗고 빙그르 돌며 춤을 추었다.

 

 

히피의 공식 이동수단인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히피들이 송아지를 닮은 불리를 꽃으로 장식해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삼았다. 또한 우유 배달차, 이동 스낵카로도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나의 자동차 모델이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니 그만큼 디자인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정원 안쪽으로 들어가자 더 많은 캠핑카들이 있었다.

창가에 선반이 달린 것으로 보아 예전에는 스낵을 꽤나 팔았음 직해 보였다.

 

 

음식을 받으러 긴 줄을 선 손님을 맞이했을 이 친구의 화려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우리가 떠나고 해가 지면 야시장이 곧 들어설 것만 같다.

 

 

폭스바겐은 2013년 8월에 미니버스 콤비 라스트 에디션을 끝으로 미니밴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세계 곳곳에서 오랜 팬덤을 만들어 온 아이돌의 은퇴 선언과도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담은 '폭스바겐 콤비 라스트 에디션의 캠페인'인  'Last Wishes'엔 일상에서 일생까지 추억을 담은 기억들로 가득 차 있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한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이토록 능수능란할 수 있다니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언젠가는 아이가 훌쩍 커서 아빠의 품보다는 굳게 닫힌 방 안에서 보내는 개인적인 시간이 더 좋을 때가 올 것이다. 

그리고 그때서야 아빠에게 놀아달라고 졸라대던 지금의 모습을 그리워할 테지.

발걸음이 무거운 퇴근길에는 며칠 지난 빵처럼 촉촉함이 사라질 이 감정들을 여기에 기록해 놓는다.

언제든 꺼내 애틋함에 대해 준비를 하라는 의미에서.

지금 더 놀아주고, 지금 더 안아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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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어라운드 (★★★★☆)
H : www.indiaround.co.kr
A : 경기도 이천시 이섭대로천로941번길 49-44
T : 031-633-0705
운영시간 : 10:00~19:00 (매주 수요일 /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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