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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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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정월대보름 축제 늘 찾아오는 일상적인 토요일 오후, 집 앞 양재천에서 정월대보름 축제가 있다고 해서 나섰다. 정월대보름은 매년 음력 1월 15일을 기념하는 날로, 양력으로 2월 5일인 정월대보름을 맞이해 하루 전날 축제가 열렸다. 코로나로 멈췄던 행사가 4년만 돌아왔단다. 양재천에 들어서자마자 멀리서 보이는 달집이 눈길을 끌었다. 7미터 정도 되는 키가 큰 달집이었다. 솔잎을 모아 만든 작은 산이었다. 꼭대기부터 천 자락이 길게 내렸고 허리춤에는 짚새끼줄 둘렀다. 엮인 짚새끼줄에 각자의 소원을 적은 소원지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다. 요즘 들어 부쩍 한글에 관심이 많아진 딸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소원지에 가족의 행복을 꾹꾹 눌러 적었다. 영동 1교 다리 밑에 축제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온 동네 주민들이 다..
달팽이 키우기 퇴근 후 집에 들어서자 식탁 위에 놓인 투명한 일회용 컵이 눈에 들어왔다. "아...!" 나도 모를 탄식이 새어 나왔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살아있는 뭔가 가져왔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이거 뭐야?" 아내에게 물어보는 동시에 컵 안을 보니 흙 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내 대신 잔뜩 흥분한 딸아이가 대답했다. "아빠, 그거 달팽이야!" 또, 숙제가 생긴 셈이다. 같이 살아가야 하는 생명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하니까.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어린이집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선물이라며 쇼핑백에서 주섬주섬 물건을 꺼냈다. 두꺼운 비닐 포장이 된 코코피트와 길이 30cm 정도 되는 투명 플라스틱 박스였다. "친절하게도 박스 뚜껑에 구멍을 뚫어 놓으셨네." 어서 집을 만들자며 재촉하는 눈빛을 한 ..
씨몽키 키우기 장 보러 가는 날. 우리 가족이 장을 보러 가는 이마트에는 구석 한켠 작게 다이소가 입점해 있다. 여기에서 만큼은 딸아이의 쇼핑 욕구를 풀게 해 준다. 딸아이는 신이 난 듯 이것저것 골라 카트에 담는다.' '하나, 둘, 셋.'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골라 집은 것들을 카트 안으로 던지는 소리를 속으로 세어본다. "이제 우리 먹을 거 사러 가자." 흥분한 딸아이를 손을 잡고 그곳을 벗어난다. 모든 장보기가 끝이 나고 카트에 담긴 물건들을 계산대에 옮긴다. 키티 밴드, 곤충 채집함 그리고 씨몽키... '이것은 무엇인가'하고 잠깐 의문은 들었지만, 장난감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렇게 오늘의 장보기는 끝이 났다. 장을 본 재료로 저녁을 배부르게 먹었다. 싱크대에 쌓인 수북한 그릇을 모른 채 하고 침대로 향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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