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도호》 대규모 개인전: 집과 기억, 그리고 이동의 공간으로
국내외를 넘어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의 사상 최대 규모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여 년간 작가가 구축해 온 예술 세계의 총체이자, 기억과 장소, 그리고 우리 삶의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합니다.

≪서도호≫ 관람 안내 및 기본 정보
-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 1층 3, 4, 5 전시실 및 2층 MMCA 스튜디오 (※ 서울박스 특별 전시는 12월 18일 추가 공개)
- 전시 일정: 2026. 8. 27.(목) ~ 2027. 2. 9.(화)
- 관람 시간:
- 월, 화, 목, 금, 일요일: 10:00 ~ 18:00
- 수, 토요일: 10:00 ~ 21:00 (야간 개장) - 관람 등급: 전체관람가
- 티켓 가격: 성인 8,000원 (온라인 예매 시 할인 혜택 확인 가능)
- 휴관일: 9월 8일(화), 9월 25일(금), 12월 1일(화)
- 주차 안내: 3시간당 평일 4,000원 / 주말 및 공휴일 6,000원
- 예매처: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티켓링크, 네이버 (매주 월요일 18시 일주일 단위 오픈 및 현장 티켓 구매 가능)

전시의 시작: 시드 뱅크 (Seed Bank)와 초기 아카이브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 곳은 시드 뱅크(Seed Bank)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서도호 작가의 유년기와 대학 시절 등 보기 귀한 초기 작업들과 다양한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었어요.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가수 유재하 앨범과 관련된 반가운 자료들이었답니다.
두 분이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유재하 30주기 헌정 앨범 재킷 작업에 서도호 작가가 직접 참여했다고 하더라고요.



상상을 뛰어넘는 천과 실의 예술: 실 드로잉과 카르마 연작
본격적인 전시실로 들어가니 단순한 평면의 한계를 뛰어넘어,
천과 실을 이용해 입체적인 공간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의 다양한 실 드로잉 작품들이 시선을 압도했습니다.

실 드로잉으로 만난 카르마 연작은 작가가 그동안 여러 형태로 선보였던 카르마 연작을 오롯이 실 드로잉으로 만나볼 수 있어 감탄을 자아냈어요.

뉴욕 거주 당시의 집을 표현한 <청사진>은 여러 색의 실이 복잡하게 엉켜 있어, 공간에 체류하며 쌓인 기억과 감정의 결을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해 냅니다

러빙/러빙(Rubbing/Loving): 서울 집
'문지르다(Rubbing)'와 '사랑하다(Loving)'의 발음 유사성에서 착안한 이 연작은 탁본 과정을 거쳐 완성됩니다.
부친인 서세옥 화백과 함께 거주했던 성북동 한옥을 온전히 탁본한 〈러빙/러빙: 서울 집〉은 압도적인 규모와 한지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으로 감탄을 자아냅니다.
작가가 지문이 닳아 없어질 만큼 오랜 시간 직접 문지르며 매달렸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완벽한 집
작가가 실제로 머물렀던 여러 공간을 하나로 부드럽게 연결한 〈완벽한 집〉도 놓칠 수 없는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반투명한 천으로 지어진 집의 모습 자체로도 한 폭의 그림처럼 무척 아름다웠어요.
서울, 뉴욕, 런던 등 작가가 거쳐온 다양한 도시 속 공간의 문과 창문, 벽, 심지어 문손잡이나 작은 스위치 같은 세심한 요소들까지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어 관람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답니다.

반투명하고 낭창한 천으로 지어진 이 거대한 구조물 속에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세심하게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교복과 미술관 바닥의 군상 작품을 지나,
약 22m 정도 길이의 거대한 <둥지/들> 작품 속을 직접 걸어볼 수 있었던 경험은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거대한 무게를 견디는 힘: 유리 바닥과 '작은 인간'들의 군상
전시장에서 마주한 가장 압도적인 장면 중 하나는 바로 유리 바닥을 들고 있는 수많은 '작은 인간의 군상'이었습니다.
발 디디는조차 조심스러운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 수천 명 혹은 수만 명에 달할 법한 미세한 인간 형상의 군상들이 허공을 향해 손을 뻗거나 묵묵히 위쪽의 무게를 온몸으로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관람객인 우리가 그 위를 밟고 지나갈 때마다, 아이는 조용히 제 손을 잡으며 물었습니다.
"엄마, 저 사람들은 왜 바닥에서 이 무거운 걸 다 받치고 있어?"
이 단순하지만 강렬한 시각적 메타포는 아이에게도 설명하기 좋았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과 바닥의 평화로움 뒤에는 수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보이지 않는 땀방울과 헌신, 그리고 구조적인 억압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
부모와 아이가 함께 현대미술을 통해 사회적 연대와 타인에 대한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최고의 교육적 현장이었습니다.

둥지/들
22m 길이의 설치작품 〈둥지/들〉은 관람객이 직접 작품 속을 걸어볼 수 있어 마치 기억 속의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작품 안을 천천히 걷다 보니, 정말 서로 다른 여러 집을 하나씩 차례대로 통화하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공간의 형태와 고유의 색감이 시시각각 달라졌고, 마치 매순간 완전히 새로운 집으로 새로 이사해 들어가는 듯한 설렘과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방에 들어갈 때 느끼는 아늑함,
혹은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서도호 작가의 손을 거치면 투명하고 아름다운 천과 실의 유령처럼 공간 속에 유영하게 됩니다.

"이게 정말 천으로 만든 집이라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서도호 최대 규모 개인전
대형 설치미술부터 작가의 내밀한 삶의 아카이브까지 아우르는 이번 ≪서도호≫ 전시는 시간 가는 줄 모를 깊은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공간과 기억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이번 겨울이 가기 꼭 방문하셔서 나만의 '집'과 '기억'을 마주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The MMCA Seoul is currently hosting the largest-ever solo exhibition by world-renowned installation artist Do Ho Suh, running from August 27, 2026, to February 9, 2027.
- Exhibition Overview: Spanning over 30 years of the artist's career, the showcase explores themes of memory, space, and identity through early archives, thread drawings, rubbings of his former Seoul home, and immersive translucent fabric installations like The Perfect Home.
- Visitor Information: Adult tickets are 8,000 KRW, with operating hours extending to 9:00 PM on Wednesdays and Saturdays. A major new installation will also be unveiled in the Seoul Box starting December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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