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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어디

이탈리아 마을 / 가평 여행

봄.

5월 5일 어린이날.

푸르던 하늘.

 

중대한 기념일이 다가왔다.

연애시절 첫 데이트보다 더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

 

며칠 전부터 고민하였다.

'이번 눈치게임은 어떨까?'

'에버랜드에는 사람이 많을까?'

'사람을 피해 외곽으로 가? 양은 너무 흔하지 않겠어?'

나의 지칠 줄 모르는 질문에 아내는 어깨를 들어 올리며 고개를 젓는다.

 

아이와 아내가 잠든 불꺼진 방에서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한다.

 

그리고 발견한 피노키오 동상의 사진.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

 

그렇게 가평 이탈리아 마을로 향한다.

 

 

실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이웃 국가이듯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 마을 역시 나란히 붙어있다.

 

네비를 따라 도착한 주차장 입구부터 눈에 띄던 피노키오의 동상이 있었다.

멀리서 보던것과 달리 가까이에서 만난 피노키오의 동상은 거대하고 장엄하게 우리를 환영하였다.

 

 

매표소에서 미리 예매한 표인 QR을 보여주고 녹색의 손목띠(통합권)를 받았다.

출입구에 서면 스태프의 인사와 함께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위로는 이탈리아 마을이고 아래로는 쁘띠프랑스로 항한 길이었다.

늘 처음인 것에 추천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나는 앞에서 있는 스태프에게 물었다.

"어느 쪽으로 보는 게 더 좋은가요?"

자주 받았을 상투적인 질문에 스태프는 자기의 취향까지 반영한 대답을 하였다.

"저는 위에서 아래로 보는 게 좋더라고요."

 

 

제페토의 골목

이탈리아 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의 골목길은 '제페토의 골목'을 콘셉트로 한다.

다양한 상점들이 양갈래로 늘어선 모습이다.

 

 

엔틱 전시관 앞 조형물의 생김새가 심상치 않다.

거대한 잔에 쌓인 과일은 축제 때나 봄직하다.

 

엔틱 전시관에는 화려한 장식을 입은 가구와 소품들로 즐비하였다.

 

 

가면 전시관 안에는 다양한 가면들이 놓여 있었다.

직접 써볼 수도 있으며 그 종류가 다양해서 한 참을 구경하였다.

 

딸아이는 광대 가면이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웃는다.

거의 모든 가면들이 이탈리이아에서 직접 공수한 것이라서 그런지 장인의 퀄리티가 보였다.

 

 

가난하게 살아가던 제페토 할아버지의 목공 실력도 엄청났을 것이다.

나무를 만든 꼭두각시의 심장을 뛰게 하였으니 말이다.

 

 

'거짓말하지 말아라.'

피노키오 동화는 단순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아니다.

 

땀 흘린 자신의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바라는 욕심에 대한 경고이며,

사회 안에서 선택해야 할 수많은 순간 그 선택지의 책임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피노키오가 모험을 통해 배우는 교훈들 중 대부분은

미성숙한 인간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조언들이었다.

 

결국 꼭두각시였던 피노키오가 진짜 인간이 된다는 이야기.

진정한 어른이 되는 날은 그 깨달음을 얻는 날이 아닐까.

 

 

다빈치 광장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등이 있는 다빈치 광장이다.

 

 

소원을 이루어 주는 'Fontana dei Desideri' 야망의 샘이다.

작은 샘 안에 쌓인 녹슨 동전들이 신기한가 보다.

 

 

이탈리아 여행을 했을 때, 도시마다 광장이 많았다.

넓은 광장에는 오래된 분수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분수마다 특색 있는 조각상과 물줄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예술적인 분수마다 무수한 사연과 전설이 남아있다.

이러한 디테일한 요소까지 잘 살린 전시 구성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탈리아 지도와 명소가 그려진 그라피티를 채운 벽면이다.

아이는 두 발자전거가 경쟁심이 돋는지, 자기 자동차를 냉큼 탄다.

 

다빈치 전시관은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위치한다.

그의 발명품을 시작으로 그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비너스의 탄생'이다.

 

진짜 사람 피노키오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는 그림과 책이 있는 공간이다.

 

고래수족관

물 그림자가 울렁이는 수족관 안에 입을 벌린 고래가 있다.

큰 고래는 도망치는 피노키오를 집어삼킨다.

 

 

마치 피노키오가 겪었을 외로움과 무서움은 이랬을까.

벽면에 그려진 그라피티 앞에 서면 광활한 밤바다가 무섭기까지 하다.

 

피노키오가 호기심에 이끌려 떠난 모험은 험난하고 무서웠다.

그 끝에 진짜 사람이 되었고 성숙한 인격체로 자랐다.

 

먹던 사과를 던지는 피노키오를 향한 제페토의 할아버지의 말이 떠오른다.

 

"던지지 말아라, 세상 모든 것은 쓸모 있는 거야!"

 

딸아이의 오늘 경험 또한 쓸모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탈리아 마을 / 피노키오와 다빈치 (★★★★☆)

H  : www.pinovinci.com/

A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반로 1063

T  : 031-584-8200

₩ : 대인 : 16,000원 / 청소년 : 12,000원 / 소인 : 9,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봄 시즌 한정 특가 : 대인 - 12,000원 / 청소년 - 10,000원 / 소인 - 8,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Tips!

-예약은 네이버에서 더 할인된 가격으로. (예악 다음 날부터 사용 가능)

-전시관 이동시 엘리베이터 이용으로 체력

-홈페이지 공연 일정표에 따라 동선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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